집콕에 국민 10명중 4명 비만…절반은 “다른사람 못 믿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5일 14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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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으로 퍼진 2020년 국민 10명 중 4명꼴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비만율은 처음 35%를 돌파해 역대 최대치였다. 재택 근무나 원격 수업 등 ‘집콕’ 생활이 일상화돼 운동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남성은 10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비만으로 여성보다 비만에 훨씬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통계청이 발간한 ‘국민 삶의 질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비만율은 38.3%로 전년(33.8%) 대비 4.5%포인트 증가했다. 비만율은 2001년 29.2%, 2005년 31.3%, 2015년 33.2% 등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였는데 코로나19를 거치며 증가폭이 더욱 가팔라졌다.

비만율은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사람의 비율이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비만율은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가공식품 섭취 증가와 영양 과잉 섭취, 신체 활동 부족 등으로 발생한다. 통계청은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와 원격학습이 증가하고 외부활동이나 운동시설 사용이 제한되며 활동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 비만율이 전체의 절반가량인 48.0%로 여성(27.7%)보다 20.3%포인트 높았다. 본래 남성 비만율은 2001년(31.8%)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여성은 24~28% 사이를 유지한 바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남성의 비만율 증가가 여성보다 더욱 크게 나타났다. 남성은 2020년 48.0%로 전년(41.8%)보다 6.2%포인트 늘었고, 여성은 27.7%로 전년(25.0%)보다 2.7%포인트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30대의 비만율이 41.6%로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이후 바깥 활동이 제한되며 문화 생활이나 여행 활동은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 2021년 문화예술 및 스포츠 관람 비율은 24.1%, 관람 횟수는 4.5회였다. 2019년(66.2%, 8.4회)의 절반 수준이다. 1인당 국내 여행일수도 2020년 5.81일로 2019년(10.01일)에 비해 급감했다.

사람 사이 감염 위험으로 사람들 사이의 고립은 심화됐고 타인에 대한 신뢰도 대폭 떨어졌다. 지난해 사회적 고립도는 34.1%로 2019년(27.7%)보다 6.4%포인트 늘었다. 사회적 고립도는 ‘몸이 아파 집안일을 부탁할 경우’ 등 위기 시 도움받을 사람이 없는 비율을 뜻한다. 사회적 고립도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져 60대 이상은 41.6%로 나타났다.

대인 신뢰도는 2020년 50.3%로 전년(66.2%) 대비 15.9%포인트 줄었다. 대인 신뢰도는 2015~2019년 65% 내외였는데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반면 기관 신뢰도는 2020년 47.0%로 전년(41.5%)보다 5.5% 늘었다. 의료계가 71.2%로 가장 높았고 국회가 20.2%로 가장 낮았다. 통계청은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초기 선제적 방역 대응으로 기관 신뢰도가 높아졌다. 인간 관계가 단절되고 감염 위험이 높아져 대인 신뢰도는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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