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도 이르면 내달 금리인상… “물가 상승압박 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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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美 등 인플레 장기화 인정
내년에 공급병목 영향 크게 올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에도 물가안정목표인 2%를 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 급등세를 잡기 위해 한은이 내년 1, 2월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이 총재는 16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하면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2%대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더 이상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경제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년에는 세계적인 공급 병목 현상이 물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올해는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이 물가 상승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며 “공급 병목 현상은 올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내년에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내년 물가 상승률을 2%로 전망했지만 한 달 사이의 흐름을 보면 물가는 상방 리스크가 더 커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한은이 예상보다 더 빨리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총재는 “내년 1분기(1∼3월)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자고 말씀드렸는데, 1, 2월 인상 시점을 정해 놓은 건 아니다”며 “경기 흐름과 물가, 금융 안정 상황을 봤을 때 통화정책 정상화를 계속 끌고 가겠다는 기조는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져 한은이 1월에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 1월 말 설 명절을 앞두고 성수품 수요 확대 등으로 물가가 뛸 수 있어 예년보다 3주 일찍 설 명절 물가 대응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성수품과 쌀을 포함한 17대 품목을 중점 물가 관리품목으로 지정하고 공급을 확대한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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