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컨설팅]DC 관리 자신 없다면? 대세 ‘TDF’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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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임박하면 채권 늘리는 등
운용사가 자산비중 알아서 조절
장기적으론 주가상승 이익 얻고
하락장에도 위험 줄일 수 있어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Q. 최근 이직한 최민수 씨(35)는 새 회사의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이 낯설기만 하다. 이전 직장의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은 회사가 운용하는 반면에 DC형은 투자할 상품을 가입자가 스스로 골라야 한다. 투자 경험이 많지 않고 업무만으로도 바쁜 최 씨는 퇴직연금을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막막하다.


A.
요즘 직장인들 대화에서 퇴직연금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퇴직연금으로 높은 수익을 낸 동료 얘기도 들려온다. 하지만 최 씨처럼 투자 경험이 부족하고 투자할 시간도 없는 직장인 대부분은 퇴직연금을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알기가 힘들다.

이럴 땐 먼저 자신이 가입한 퇴직연금 종류부터 확인해야 한다. 퇴직연금은 크게 DB형과 DC형으로 나뉜다. DB형은 회사가 퇴직연금을 운용하고 이에 대한 책임도 지기 때문에 근로자 입장에서 별로 신경 쓸 게 없다. 운용 성과와 상관없이 근로자는 퇴직 이전 30일분 평균 임금에 계속근로기간을 곱해서 나온 금액을 퇴직급여로 수령한다.


DC형은 회사가 매년 발생한 퇴직급여를 근로자의 퇴직계좌에 입금해준다. 근로자가 1년 일하면 연간 총급여의 12분의 1 이상이 퇴직계좌로 이체된다. 근로자는 이를 어디에 투자할지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DB형과 DC형 중 하나를 고를 땐 보통 임금상승률을 기준으로 삼는다. 미래 임금상승률이 기대하는 투자 수익률보다 높다면 DB형을, 그렇지 않다면 DC형을 선택하는 게 좋다.

목표 수익률을 정했다면 상품을 선택할 차례다. 정기예금이나 이율보증형보험(GIC) 같은 상품을 선택하면 원리금을 지킬 수 있지만 금리가 낮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선택한 DC형 가입자의 연평균 수익률은 1.78%였다. 같은 기간 실적 배당형 상품의 연평균 수익률(4.17%)보다 저조하다.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이 탐탁지 않더라도 최 씨처럼 투자 경험이 없고 투자에 쏟을 시간이 적다면 쉽사리 투자에 나서기가 어렵다. 이때 자신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 없이 선택할 수 있는 대표적 상품이 타깃데이트펀드(TDF)다.

TDF는 투자자의 예상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운용사가 주식, 채권 등 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상품이다. 은퇴까지 기간이 많이 남았을 때는 주식 비중을 높게 가져가다가 은퇴가 가까워지면 주식 비중을 차츰 낮추는 방식이다. 장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취하면서 은퇴를 앞둔 상황에선 주가 하락에 따른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이러한 자산배분 전략을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라고 부른다. 시간에 따라 주식 비중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모습이 비행기가 착륙할 때 그리는 경로를 닮아서다. 글라이드 패스는 두 가지 기능을 한다. 먼저 자산운용사가 앞으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어떻게 조정해 나갈지 장기적인 그림을 알려준다. 단기적으로는 자산 비중이 글라이드 패스를 벗어났을 때 되돌아올 수 있는 기준점 역할을 한다.

TDF의 가장 큰 장점은 이런 방법론에 따라 자산운용사가 퇴직연금을 알아서 관리해준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TDF 가입자와 자산 규모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TDF 순자산은 5조2314억 원으로 2018년(1조3730억 원)과 비교해 2년 만에 4배 가까이로 늘었다. 2018년 53개였던 펀드 수도 지난해 107개로 2배로 증가했다.

물론 TDF도 매번 수익만 가져다주진 않는다. 시장 상황에 따라 단기적으로 손실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 경험이나 시간이 부족한 퇴직연금 가입자가 장기적으로 정기예금보다 나은 수익을 얻고자 한다면 TDF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dc 관리#대세#tdf#타깃데이트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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