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 MCU 공급 대란…삼성전자에 주문하면 안되나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31일 05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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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인근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1.3.15 © News1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인근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1.3.15 © News1
차량용 반도체 MCU(마이크로 콘트롤 유닛) 공급 대란으로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가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에 이목이 집중된다. 세계 MCU 생산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대만 파운드리 TSMC처럼 삼성전자도 MCU를 주문받아 만들면 되지 않냐는 말이 나오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MCU 생산은 수익성 문제와 공정 전환 등으로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모바일 AP와 같은 첨단 반도체 생산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 차량용 MCU는 이들 첨단 반도체에 비하면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모바일용 AP의 평균판매가격이 10달러 이상인데 비해 차량용 MCU 평균판매가격은 1달러대여서 파운드리 입장에서는 ‘돈’을 벌기 힘들다.

수익성은 낮은 반면 자동차에 사용되는 부품이기에 품질관리는 까다롭다. 만약 납품한 MCU가 이상이 생겨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완성차 업체의 리콜까지 이어지면 파운드리 입장에서도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또 당장 MCU 주문을 받는다고 해도 즉각적인 대량 생산이 어렵다. 차량용 반도체를 주문한 회사와 설계 단계부터 긴밀한 협의를 해야 하고, 기존 공정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수개월이 소요돼 당장 수급문제에 도움을 주기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MCU를 포함해 파운드리에 주문이 들어오는 모든 반도체는 본격 생산까지 주문자와 일정 기간 협업이 필요하다”며 “여기에 더해 생산 여력이 얼마나 남아 있느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개최한 반도체 세미나에서도 삼성전자의 MCU 생산에 대한 의견이 나왔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MCU는 주요 업체인 NXP, 르네사스, 인피니온 등이 안전문제 등으로 파운드리를 쉽게 바꾸지 못하기 때문에 삼성전자로의 주문이 어려울 것”이라며 “오히려 삼성전자는 전기차,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전력반도체와 NPU와 같은 차량용 반도체는 한국 팹리스 반도체 회사들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이들 팹리스와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MCU 수급 안정화는 적어도 올해 3분기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TSMC가 각국 정부의 요청으로 MCU 생산을 본격적으로 늘릴 수 있는 시기가 올 여름이기 때문이다.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대표(전 삼성전자 사장)도 전경련 세미나에서 “올해 말이나 돼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가 조금 완화될 것”이라며 “수급이 원활해지려면 1~2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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