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금융 시대, 고객 머물게 할 플랫폼 혁신이 성패 갈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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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채널A ‘제18회 동아모닝포럼’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한 ‘제18회 동아모닝포럼’이 3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렸다.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금융산업 혁신’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한 ‘제18회 동아모닝포럼’이 3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렸다.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금융산업 혁신’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은행은 하루에 한 번도 안 갈 때가 많지만 카카오톡 채팅방엔 최소 50번 이상 들어가죠. 금융권도 플랫폼, 즉 고객과의 ‘접점’이 중요한 때입니다.”(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

동아일보와 채널A는 3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금융산업 혁신’을 주제로 ‘제18회 동아모닝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 및 언택트(비대면)로의 전환이 빨라진 상황에서 금융 소비자를 머물게 할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금융회사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기조강연에 나선 권대영 국장은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핵심에는 거대한 플랫폼이 있다”며 “코로나19 시대에 사람들이 물리적으로 단절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플랫폼에서의 연결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환 신한은행 데이터유닛 상무는 “금융사가 가진 데이터, 상품, 서비스 등 핵심 요소들을 서로 연결하고 이를 비금융 영역까지 확장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결국 금융상품도 슈퍼마켓에서처럼 한번에, 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금융사의 다양한 플랫폼 혁신 사례도 소개됐다. 류창원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 핑안보험은 헬스케어, 식품,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직접 구축해 신규 고객의 40∼50%를 이 플랫폼에서 확보하고 있다”며 “고객이 원하는 가치와 혜택을 모아 어떤 플랫폼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덴마크 단스케뱅크의 지급결제 플랫폼,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의 마켓플레이스 플랫폼 등이 주요 성공 사례로 소개됐다.

국내 금융사들도 플랫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금융위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받은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기존 배달 플랫폼과 달리 가맹점을 대상으로 실시간 정산, 우대금리 같은 혜택을 제공하고 고정된 수입이 없는 배달라이더들에게 대출을 연결해주는 등 금융과 비금융 영역을 융합한 모델이다.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는 보험 판매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으로 법인보험대리점(GA) ‘토스인슈어런스’를 설립했다. 조병익 토스인슈어런스 대표는 “풍부한 고객 접점을 보유한 토스 플랫폼을 통해 고객과 기존 보험사들이 ‘윈윈’하는 모델를 만들었다”며 “불편하고 복잡한 보험 선택과 가입 절차를 개선해 고객 중심의 편리한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빅테크(대형 기술기업)가 다양한 플랫폼을 앞세워 금융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공정한 경쟁을 위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류 연구위원은 “금융권엔 규제에 의한 불확실성이 늘 존재해 왔다”며 “금융당국이 규제의 방식과 가이드라인을 빠르고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국장도 “빅테크와 기존 금융사 간의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빅테크를 끌어내리기보다는 기존 금융사의 혁신을 도와 모두가 상향 평준화되는 환경을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 교수는 “핀란드에는 혁신기업 지원을 위한 ‘비즈니스 핀란드’라는 기관이 있다”며 “우리나라도 금융권의 플랫폼 혁신을 돕는 ‘비즈니스 코리아’ 같은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언택트#금융시대#플랫폼#혁신#성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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