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도 2년안에 소재 대란” SK이노, 핵심 ‘분리막’ 1조 선제투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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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에 3, 4공장 증설하기로
생산 8억6000만㎡ 늘려 총27억㎡
2023년 양산, 글로벌 1위 굳히기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 성장세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이 향후 2년 내 공급 부족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업체도 선제 투자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분리막 사업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조1300억 원을 투자해 폴란드 생산 공장 구축에 들어간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SKIET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폴란드 분리막 3, 4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두 공장을 합쳐 총 연간 생산능력 8억6000만 m² 규모로, 이르면 2023년 4분기(10∼12월)부터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리막은 배터리 내부에서 양극재와 음극재가 접촉하지 않도록 분리함으로써 합선을 방지하는 핵심 소재다. 배터리 안전성 측면에서 중요한 소재일 뿐만 아니라 배터리 효율성을 위해선 분리막을 ‘얇고 강하게’ 만드는 기술이 필수다. 배터리 제조원가에서도 분리막은 15∼20% 비중을 차지한다. 소재별 원가 비중은 양극재, 분리막, 음극재, 전해질 순이다.

SKIET는 2018년 6월 중국 1공장 투자를 시작으로 해외 생산기지를 꾸준히 넓혀 왔다. 현재 국내에서는 충북 청주·증평, 중국 창저우, 폴란드 실롱스크에 분리막 공장을 가동 혹은 구축 중이다. 이번 폴란드 3, 4공장을 포함하면 총 27억3000만 m²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1조3000억 원 투자는 SKIET의 전체 생산능력 중 30%를 넘는 규모인 셈이다.

SKIET는 이번 투자의 배경으로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산업으로부터 구매 요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소재 부족 현상은 이미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전기차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배터리용 소재조차 전기차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쟁 배터리업체에서조차 분리막 주문이 잇따르고 있지만 생산 현장에서 물량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체 분리막 시장 수요 전망은 지난해 41억 m²에서 2025년 158억8000만 m²로 4배 가까이 급증하며 2023년부터는 수요가 공급을 초월하는 공급 부족 현상이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분리막 시장은 반도체 시장과 마찬가지로 초기 설비 투자비용이 막대해 신규 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측면이 있다. 국내선 SKIET가 유일한 업체인 상황이다. 지난해 분리막 리딩 분야인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SKIET는 점유율 26.8%를 기록하며 글로벌 1위로 올라섰다. 일본의 아사히카세이, 도레이가 24%대로 2, 3위를 차지했으며 중국의 SEM 등이 그 뒤를 쫓고 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전기차#배터리#대란#sk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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