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화웨이’로 숨죽였던 ‘K반도체’…마이크론 정전 반사이익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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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5일 0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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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2라인에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투자를 단행한다고 1일 전했다. 2021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투자 규모는 7조에서 8조 규모로 추산된다. 사진은 평택캠퍼스 P2 라인 전경. (삼성전자 제공) 2020.6.1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2라인에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투자를 단행한다고 1일 전했다. 2021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투자 규모는 7조에서 8조 규모로 추산된다. 사진은 평택캠퍼스 P2 라인 전경. (삼성전자 제공) 2020.6.1
올 한 해 동안 코로나19와 미·중 갈등으로 촉발한 화웨이 제재 등 난관을 헤쳐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경쟁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론의 정전사고로 뜻하지 않은 수혜를 입게 될지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대만 MTTW 공장이 지난 3일 정전으로 한 시간 정도 가동을 멈췄다. MTTW는 마이크론의 핵심 생산기지로 생산능력은 웨이퍼 투입량 기준 35.2%인 월 12만5000장으로 알려졌다. 주 생산 제품은 PC와 서버 향 10나노 1세대와 2세대 D램이다.

마이크론의 정전은 D램 수급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마이크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뒤를 잇는 글로벌 3위 메모리 제조사이기 때문이다. 3분기 매출 기준 마이크론의 D램 시장 점유율은 25.0%다.

이번에 정전사고가 발생한 MTTW의 캐파는 전 세계 D램의 8.8%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간의 정전을 복구하는데 길게는 몇 달이 소요될 수도 있고 그동안 D램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반도체 생산 공정은 일반적으로 멈추지 않고 가동된다. 웨이퍼 투입부터 수백 단계의 공정을 거치는 반도체의 제조 특성상 한 부분이 멈추면 연쇄적으로 다른 공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나노 단위의 반도체 공정이 멈춰 수율이나 생산량이 떨어지면, 다시 원래의 최적화된 공정상태로 회복하는데 몇 달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최적화를 마치고 공정을 테스트하는데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몇 달이 소요되기도 한다.

김양재 ktb 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부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D램 수급이 타이트 해지는 국면에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향후 D램 가격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마이크론의 정전으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은 상당히 큰일로 보인다”면서 “공장이 멈추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피해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고, 원인조사와 재가동에는 몇 달의 시간이 소요돼 D램 공급 차질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마이크론의 정전이 D램 업황이 바닥을 통과해 2021년부터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발생했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공정 회복에 수개월이 소요될 경우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면서 D램 가격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의 3일 발표에 따르면 DDR4 8G 2400Mbps 제품 기준 현물가격이 1.6% 가량 상승했다. D램의 현물 가격이 상승한 것은 지난 10월 12일 이후 처음으로 일반적으로 현물가격은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이를 반영해서인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4일 각각 7만2100원과 11만9500원으로 장중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4일 종가기준 전날대비 2.58% 상승한 7만1500원, SK하이닉스는 전날대비 3.14% 상승한 11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마이크론의 피해가 예상보다 크지 않아 정전에 따른 수급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전 시간이 1시간 정도로 알려지는데, 내부 비상 전원 가동 등으로 실제 생산에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면서도 “실제 영향과 달리 이번 정전이 수요자에게 심리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정전으로 인한 피해 정도는 정확한 수치가 나오길 기다려 봐야한다”면서 “공장이 멈춘다 해도 웨이퍼를 비롯한 원재료를 다 폐기하지 않아도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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