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태극기-성조기 나란히 새겨진 마스크 쓴 이유는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18일 12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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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재계회의 주최 측이 제공한 마스크 착용
조양호 회장 이어 韓美 재계 가교 역할 나설 듯
"선친이 기여한 한미 재계 교류 발전 이어갈 것"

18일 오전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2차 한미재계회의 총회.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의 공로패를 대리 수상하기 위해 총회장을 찾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검은 스트라이프 양복에 회색 계열 넥타이를 맨 다소 평범한 차림이었다.

그러나 얼굴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새겨진 검은 바탕의 마스크를 쓰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조 회장은 공로패 대리 수상 이후 총회장 밖에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건물을 빠져나갈 때까지 해당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한진그룹과 전경련에 따르면 이 마스크는 한미재계회의 주최 측에서 참석자들에게 제공한 제품이다. 해당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정면에서 봤을 때 왼쪽에 성조기가, 오른쪽에 태극기가 그려져 있다.

양국 우호 증진을 상징하는 마스크를 쓴 조 회장의 모습에 재계 안팎에선 생전 한·미 양국 재계의 가교 역할을 했던 조양호 선대회장이 연상된다는 평이 나왔다. 조 회장은 이날 선친의 업적과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조원태 회장은 공로패 수상 이후 소감을 통해 “누구에게 기억되는 삶을 사는 것은 매우 값진 일”이라며 “특히 한미재계회의에서 선친을 기억해주고 양국 간 재계 발전을 위해 했던 공로를 인정해주니 더 그 의미가 깊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 앞에 코로나19를 비롯해 단일국가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문제들이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양국이 난관을 함께 극복해야 한다”며 “공로패를 간직하며 조 회장께서 살아생전 힘쓰시고 기여한 일들을 잘 기억하겠다. 이를 바탕으로 한미 재계 교류와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양호 선대회장은 생전 양국 경제계 가교 역할을 적극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 1998년 외환위기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미국 보잉사의 항공기 27대를 구매한 것은 한미 기업 간 우호 협력의 선례가 됐다.

2000년에는 미국 델타항공과 함께 대한항공을 포함한 에어프랑스, 아에로멕시코 등 4개 항공사가 참여한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출범을 주도했으며, 델타항공과의 오랜 협력을 기반으로 2018년 5월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를 시작해 두 항공사의 동반 성장 기틀을 마련했다.

고인은 또한 지난 2017년 L.A. 중심가에 높이 335m, 73층 규모의 1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된 윌셔그랜드센터를 개관시킴으로써 L.A. 지역 경제 활성화, 일자리 및 관광 수요 창출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전경련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을 역임하며 양국 경제계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선친의 뜻을 이어 조원태 회장도 B737 맥스 사고 이후 신규 계약에 어려움을 겪던 미국 보잉사와의 의리를 지킨 바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6월 국내 항공사 최초로 보잉사 787 ‘드림라이너’의 가장 큰 모델 보잉787-10 항공기를 20대 도입하고, 보잉787-9 항공기를 추가로 10대 더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보잉과의 대를 이은 끈끈함을 드러냈다.

당시 대한항공 측은 대규모 항공기 도입이 장거리 노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인 것은 맞지만, 보잉과의 파트너십을 염두에 둔 조원태 회장의 의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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