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셧다운에 태풍까지…“北, 식량 불안 심화”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3일 0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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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북한농업동향에 보고서
"코로나19로 식량·농업분야 수입 감소 뚜렷"
"상반기 곡물 수입, 이전 3년 평균比 42% 불과"
"25년 이상 묵은 식량 공급 불안 해소 못해"

2016년부터 누적된 대북제재 영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봉쇄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올해 북한의 식량 불안이 어느 때보다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여름철 태풍 등 기상재해까지 겹치며 기록적인 농지 피해가 나타났을 것이라는 관측도 등장했다.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북한농업동향’에 실린 ‘코로나19 및 기상재해와 2020년 북한의 식량·농업’ 보고서는 올 상반기 북한의 식량분야 수입 추이를 통해 이같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북한의 곡물 수입액은 이전 3개년 동기간 평균치의 42%에 불과할 만큼 감소했다. 특히 비료 수입 상황은 더 심각한데, 같은 기간 수앱액이 4.2%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북한의 화학비료 총공급에서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수준”이라며 “올해 농사에 큰 지장을 초래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부분의 국가들이 국경을 닫으면서 식료품 공급 사슬에 문제가 발생, 이는 일부 식량 위기 국가들에게는 생산·유통 차질, 가격 상승, 농민 소득 감소, 그 다음 해의 농산물 생산 감소 등 연쇄적 충격으로 이어진다. 이와 관련해 국제연합(UN) 식량농업기구(FAO)는 특히 34개 개발도상국에 대해 경고하고 있는데 여기엔 북한도 포함돼 있다.

북한은 올해 1월부터 중국과 맞대고 있는 국경을 통한 인적 이동을 완전히 금지했다. 4월부터는 이 봉쇄조치를 점차 완화하고 있지만 사람과 물자의 국경 이동과 교역, 국내 경제활동과 여행, 해안 지역에서의 어로 활동 등에 대한 부분적 제한을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조치로 북한 경제의 불확실성과 취약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보고서는 “식량을 비롯해 여러 가지 필수 원자재와 물자의 수입 감축을 초래해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북한의 협동농장은 농업생산 활동에 필요한 화학비료와 농업 기자재 등 필수 투입물의 조달이 예년에 비해 어려워지거나 지연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올 여름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과 장마는 북한에도 기록적인 농작물 피해를 초래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황해남도, 황해북도, 평안남도 등 북한 곡창지대의 8월 강수량은 예년 평균의 200~400% 수준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올해 북한의 8~9월 강수량이 과거 기록적 농경지 피해를 입혔던 2007년 수준을 초과한 것으로도 보고 있다.

보고서는 “북한은 장기간의 경제 침체, 개혁 부진과 자본 부족, 농업 생산성 정체 등 여러 구조적 문제로 인해 25년 이상 묵은 식량 공급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며 “4년 전 강화된 대북제재의 부정적 효과가 누적돼 나타날 시기에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와 여름철 발생한 기상재해는 북한 경제와 농업 여건을 더욱 악화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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