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 처음으로 5억 원 돌파…물량 공급 부족도 심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6일 2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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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처음으로 5억 원을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10억 원에 육박해 소득이 중간 수준(소득 3분위)인 가구가 아파트 한 채를 사려면 14년 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이 26일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1011만 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최고가로 집계됐다. 지난달 31일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요구권 등이 시행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달 서울 전세가격지수는 103.6으로 지난해 8월(99.2)보다 4.49% 올랐다. 구별로는 강남구가 작년 8월과 비교해 9.33% 올라 가장 많이 상승했고, 송파구(9.26%) 성북구(6.95%)가 뒤를 이었다.

전세 물량 공급 부족도 심해지고 있다. 8월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85.4로 2015년 10월(193.1) 이후 5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 지수의 기준점은 100으로 100을 많이 넘을수록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이달 서울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40.2로 통계가 공개된 2016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100을 넘길수록 전세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전국적으로는 17개 시·도 중에서 세종(12.34%)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행정수도 이전 이슈로 아파트 매매가가 오르며 전셋값도 동반 상승했다.

정부는 집값 상승폭이 줄어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고 하지만 오름세는 여전히 이어졌다.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9억8503만 원으로 10억 원에 근접했다. 부동산114도 7월 말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0억509만 원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5일 국회에 출석해 “일부 아파트를 모아 봤을 때 10억 원을 넘은 것”이라고 밝힌 것과 달리 여러 통계에서 평균 매매가격 10억 원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의 연 소득 3분위(상위 40~60%) 가구의 주택구매가격배수(PIR·Price to Income Ratio)는 올해 6월 14.1로 1년 전(12.9)보다 올랐다. 아파트 한 채를 사려면 근로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4.1년 동안 모아야 한다는 뜻이다.

정순구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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