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흑자에도 웃지 못하는 대형 항공사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코로나 이후 인건비-유류비 감소
화물운임 상승 따른 일시적 성과
3분기 실적은 줄어들 가능성 높아

“건강한 이익이 아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이 2분기(4∼6월) 1000억 원 이상의 깜짝 흑자를 내자 한 항공업계 임원은 “화물 운임 상승과 인건비, 유류비 등 고정비 감소에 따른 단기적인 성과”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화물 운임이 코로나19 이전보다 2배 이상 오르고, 항공기 운항 중단에 따른 유류비 감소와 직원 유·무급 휴직으로 인건비가 줄어듦에 따른 일시적인 성과라는 의미다.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화물 수송량이 20억89만 FTK(화물톤킬로미터)를 달성했다. 이는 2018년 2분기 화물 수송량과 비슷한 수준인데, 매출은 올해 2분기(1조2259억 원)가 당시보다 5000억 원 이상 늘었다. 여객기 운항 대폭 감소로 여객기에 실어 나르는 화물 공급이 대폭 줄면서 화물 운임이 크게 오른 덕분이다. 또 항공기 운항 중단으로 유류비가 작년 동기 대비 약 6500억 원, 인건비도 유·무급 휴직 등으로 인해 1500억 원 줄었다.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다. 직원 절반 이상이 무급 휴직에 들어가면서 인건비가 대폭 줄고 화물 매출 증가가 겹쳐 흑자를 냈다.

문제는 화물 운임 인상 효과와 고정비 감소에 따른 성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화물 운임은 정점을 찍었던 5월보다 40%가량 하락한 상태다. 3분기(7∼9월) 실적은 2분기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대형 항공사 관계자는 “화물 유치에 사활을 걸어 반짝 실적을 냈지만 고정비 쥐어짜기로는 한계가 있다”며 “지금은 최대한 버티면서 국제 여객 수요 및 화물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항공사#대형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코로나 감염#2분기#화물수송량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