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만 3만5000명” 車업계 실직공포 현실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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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해외공장 등 1만5000명 감원”… 국내업계는 생산량 조절로 버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산 차질과 수요 급감에 시달리고 있는 세계 자동차업계가 이번에는 대량 실직 위기에 직면했다. 국내 업계는 내수시장에서의 선방과 생산량 조절로 버티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31일 외신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유럽을 중심으로 3만5000여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프랑스 르노는 프랑스 내 공장 6곳을 폐쇄하거나 규모를 줄여 4600명을 내보내고, 다른 해외 생산공장에서 1만여 명 등 모두 1만5000여 명을 감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에 추진 중이던 루마니아, 모로코 공장 증설을 멈추고, 러시아 사업은 재검토하기로 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등 한국 사업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지만 르노삼성차 역시 최근 부품 수급 및 수출 차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르노그룹은 이를 통해 3년간 20억 유로(약 2조7557억 원)를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닛산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스페인과 인도네시아 공장을 닫고, 한국에서의 차량 판매를 중단하는 등의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았다. 미국 공장의 생산 규모도 줄인다. 발표 직후 스페인 공장이 있는 바르셀로나 지역에서는 닛산에 직접 고용된 3000여 명을 비롯해 주변 협력업체 직원 2만여 명의 고용 및 생계대책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독일 BMW가 5000명을 희망퇴직으로 감원하고, 영국 맥라렌도 1200여 명을 내보내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업계는 구조조정을 최소화하면서 생산량 조절로 업계 불황에 대응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4월 국내 완성차업체의 수출은 1년 전보다 36.3% 줄었고, 5월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아반떼, 아이오닉 등을 만드는 현대차 울산3공장이 수출 부진으로 이달 11, 12일 가동을 중단하고, 기아차는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만 하려던 광주2공장 휴업을 이달 5일까지로 늘렸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세계적 수요절벽이 지속되는 가운데 해외 경쟁사들의 생산이 재개되면 우리 업계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어 고용유지 지원 확대 등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자동차업계#해외공장#코로나19#실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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