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400억 원대 매출’ 최대 김 양식장 놓고 해남-진도 법정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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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5월 22일 10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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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식장 모습./뉴스1
김양식장 모습./뉴스1
전국 최대 규모 김 양식어장인 전남 해남군과 진도군 사이의 마로해역 어업 행사권을 놓고 해남군 어민들과 진도군수협이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22일 양 측에 따르면 해남군 송지면과 진도군 고군면 사이의 마로해역은 바다 경계선을 기준으로 진도 쪽에 80%, 해남 쪽에 20% 위치해 있으며, 연 평균 400억원대의 김 양식 매출을 올리고 있다.

1370㏊의 바다 양식장을 사이에 두고 이웃사촌처럼 지내온 해남과 진도 어민의 갈등은 198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남군 어민들이 마로해역의 진도 바다로 넘어가 김 양식을 하며 높은 소득을 올리자, 이에 진도군 어민들도 경쟁적으로 김 양식에 뛰어들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급기야 1994년 진도 어민들은 진도대교 점거농성을 벌이며 해남군 측에 김 양식장 반환을 요구했다. 이에 해남 어민들은 계속 양식할 수 있게 해달라며 맞섰다.

전남도와 진도군, 해남군, 수협, 해양경찰 등 관계 기관이 나서 간담회와 협의회를 수차례 개최했으나 갈등은 해결되지 않았고, 결국 분쟁 17년만인 2011년 법원의 조정으로 싸움은 일단락됐다.

마로해역 김 양식장 1370㏊에 대해 해남군이 2020년까지 양식장 권리를 행사하고, 진도군에는 그 대가로 1370㏊의 양식장을 신규 개발해 주기로 합의했다.

어느덧 세월은 흘러 합의 10년 간의 조건부 합의기한인 2020년 6월7일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진도군수협은 기간 종료를 앞두고 어장 반환을 요구하고 나서자, 해남지역 170여명의 어민들은 양식을 계속할 수 있도록 어업권 행사계약 절차 이행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지난 20일 1차 변론을 통해 양 측의 입장을 들었다.

어장이용개발 승인권을 갖고 있는 진도군은 기간 만료에 따라 진도군수협에 면허처분을 하고, 그에 따른 어업권행사는 진도지역 어업인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해남군은 2011년도에 합의조정하면서 분쟁종식을 위해 해남 어업이 사용하는 것에 상응하는 김 양식장을 추가로 준 만큼, 40년 가까이 점유한 권리를 인정해 달라는 반론이었다.

오는 6월24일 2차 변론이 예정돼 있으며, 법원은 어업인들의 생계를 위해 되도록 최종 판결을 빨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해남군 관계자는 “현재 마로해역에는 4개 어촌계 212명의 어민들이 김 양식을 주 소득원으로 삼고 있다”며 “더구나 어업권 행사기간 만료가 다가오는 시점에 계약 양식을 변경해 어민들이 민감해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행대로 김양식 어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양 자치단체가 합의조정하길 희망한다”며 “되도록 양 측이 원만히 합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진도군 측은 재판결과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면서도 원칙대로 이행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진도군 관계자는 “해남군에서 계속 어업권행사를 해왔는데 어떻게 뺏기겠냐”면서도 “올해 어업권 만료를 앞두고 전남도가 지난해 진도군에 승인해 준 사안으로, 당초 진도군수협이 진도 어업인에게 어업권 행사계약을 해줄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해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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