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주 136만명… 거래대금 액면분할 전보다 75%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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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분할 2년만에 ‘국민株’로… 주주 수, 황제주때보다 5.6배↑
5만3000원 주가, 올초 6만원대까지… 코로나에 꺾여… 外人 7조대 순매도
개미들 8조 순매수, 주가 떠받쳐… 올 최저가 대비 13.6% 올라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소액주주와 거래대금이 액면분할을 단행한 지 2년 만에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액면분할로 주가가 싸지며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이 높아진 데다, 최근 증시 폭락기에 이들이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매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명실상부한 국민주(株)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올 3월 말 삼성전자 주주는 136만5221명으로 집계됐다. 2년 전인 2018년 3월 말(24만1513명)의 약 5.65배로 늘었다. 삼성전자 지분 1% 이상을 가진 주요 주주가 통상 100명 안팎에서 유지되는 것을 감안하면 신규 주주는 대부분 개인투자자로 추정된다. 액면분할 직전인 2018년 1∼4월 7158억 원이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1∼4월 1조2551억 원으로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 5월 4일 주당 액면가를 50분의 1로 낮추는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1주당 주가가 200만 원이 훌쩍 뛰어넘는 주식을 잘게 쪼개 개인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춰주겠다는 취지였다. 액면분할 후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이 오를 것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매수했다. 하지만 주가 흐름은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장기 호황)이 끝났고 한국 경제가 미중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액면분할 당시 5만3000원이던 주가는 지난해 초 3만7000원대까지 밀렸다.

그러나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분석과 함께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가 다시 커지면서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올해 1월에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6만2400원)까지도 올랐다.

이 같은 상승세는 코로나19 사태로 다시 꺾여 결국 주가가 4만 원대까지 떨어졌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고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1월 20일부터 이달 8일까지 외국인투자가는 삼성전자 주식 7조8088억 원어치를 팔아치운 반면, 개인투자자는 8조7088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지속되는 동안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가를 방어해 낸 셈이다.

삼성전자 주식 보유자가 늘면서 주가에 대한 관심도 이전보다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8일 4만8800원으로 마감하며 올해 최저가(4만2950원) 대비 13.6% 올랐다. 하지만 코스피가 연중 최저점 대비 30% 넘게 오른 것과 비교하면 주가 상승세는 느린 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22곳이 내놓은 목표 주가 평균은 6만3995원으로 추가 상승 여력은 아직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반도체 수요와 가격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가 갈수록 내려가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단기 투자 성향이 짙은 개인투자자들이 실적 회복을 기다리지 못하고 보유 주식을 내다 팔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코스피#삼성전자#액면분할#개인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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