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대비 가계부채 150% 상회…소비위축의 시대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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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4월 12일 1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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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가계부채의 증가로 인해 소비가 늘지 않는 ‘저량(Stock)의 시대’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집값 거품이 꺼지는 등 경제 타격이 발생하면 가계 스스로 부채를 줄이는 부채조정에 따른 소비 부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특히 가계부채 조정이 시작되면 재정 의존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보험연구원이 발간한 KiRi리포트 ‘가계부채 저량의 시대 도래와 시사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저량의 시대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저량의 시대는 가계부채 규모가 과도해 가계가 신규 대출이 어려워지고, 설사 신규 대출이 이뤄진다 해도 부채 상환 부담 때문에 소비를 줄이는 단계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2016년 이후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낮아지고 있지만 가계부채 규모가 국제기구 등에서 경고하는 임계수준인 GDP 대비 80% 내외를 상회하고 있다. 가계신용은 2013년 1000조원을 넘어선 이후 2019년 1600조원에 달했고,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2018년 80%를 초과했다. 보고서는 “가계소득 대비 가계신용 비율이 2018년 149.2%였으며 2019년 150%를 초과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윤성훈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2014년 이전에는 가계신용 증가율이 높아지는 시기에 민간소비 증가율도 높아지고 가계신용 증가율이 낮아지는 시기에 민간소비 증가율도 낮아지는 모습이 뚜렷했다”며 “그러나 2014년 이후에는 이러한 관계가 약해지는 등 가계신용이 증가하더라도 이전만큼 민간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저량의 시대에는 경제 충격에 가계소비가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특히 앞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의 거품이 꺼지면 가계부채 조정이 동반될 가능성이 크고, 가계소비가 크게 부진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윤 선인연구위원은 “저량의 시대에서는 유량의 시대와는 달리 경제 충격에 따라 가계부채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가계부채 조정이 실제로 나타난다면 가계부채 축소로 소비가 크게 부진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조정 사례는 아니지만 실제 일본은 1990년대 들어서면서 발생한 부동산 거품 붕괴 이후 기업부채가 조정을 겪으면서 설비투자가 위축되고 경제가 장기간 부진에 빠졌다. 1990년대 초반 기업부채는 GDP 대비 140%로 국제기구 등에서 경고하는 임계수준인 GDP 대비 90%를 넘어선 저량의 시대였다.

윤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이 기업부채 조정에 따른 설비투자 감소에 재정 지출 확대로 대응한 것과 같이 우리나라에서도 가계부채 조정이 시작되면 최근 경기 부진으로 높아지고 있는 경기의 재정 의존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부소비 증가율은 2017년 이전 4% 내외에서 2018년 5.6%, 2019년 6.5%로 증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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