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사우디 아람코 해양플랜트 사업 본격 참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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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공급계약 양해각서 체결… 해상 유전-가스전 사업 참여 자격
향후 6년 24조원 시장 기회 활짝

해양플랜트의 일종인 동해 가스전 고정식 플랫폼의 모습. 동아일보DB
해양플랜트의 일종인 동해 가스전 고정식 플랫폼의 모습. 동아일보DB
현대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대규모 해양플랜트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한다. 아람코가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현대중공업의 전략적 동반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가운데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해양플랜트 영역에서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외신과 현대중공업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4, 25일(현지 시간) 사우디 담맘에서 열린 ‘인 킹덤 토털 밸류 애드(IKTVA) 포럼’에서 아람코와 장기공급계약(LTA)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LTA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아람코가 소유하고 있는 해상 유전·가스전과 관련된 각종 사업에 참여할 자격을 얻게 됐다. 전 세계에서 총 10개사가 아람코와 LTA를 체결했는데 국내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현대중공업을 포함해 아람코와 LTA를 맺은 업체들은 석유·가스전 공사와 고정식 플랫폼, 파이프라인, 케이블, 기타 설비 등의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이번 LTA가 주목받는 이유는 아람코가 해상 유전·가스전과 관련해 올해부터 6년 동안 100개 이상의 고정식 플랫폼 설비에 대한 설계·구매·제작·운송·설치 및 시운전 공사를 발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액으로 보면 매년 30억 달러(약 3조6000억 원) 이상의 해양플랜트 관련 발주가 6년 동안 이어져 총 200억 달러(약 23조8000억 원) 규모의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중공업 측은 “해양플랜트 수주가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단계는 아니지만 LTA 체결로 향후 수주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조선업계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을 중심으로 한 해외의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와 국내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등으로 선박 부문에서는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조선업 호황을 함께 이끌었던 해양플랜트 부문은 발주가 사실상 끊어지다시피 한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정체되면서 전반적인 해양플랜트 수주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아람코는 유조선을 비롯한 선박 발주와 함께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를 매입하기로 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대중공업그룹과 협력관계를 넓히고 있다. 특히 사우디 현지의 합작 조선소 사업 등 아람코와의 협력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차세대 리더로 꼽히는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경영지원실장)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중공업#해양플랜트#사우디아라비아#아람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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