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은 경기 내년 반등…“상승폭은 미약·L자형 성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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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30일 1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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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이 30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브리핑실에서 11월 산업활동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통계청은 전월에 비해 생산, 소비가 증가했으며 설비투자는 증가, 건설기성은 감소했다고 밝혔다.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에 비해 하락,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2019.12.30/뉴스1 © News1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이 30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브리핑실에서 11월 산업활동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통계청은 전월에 비해 생산, 소비가 증가했으며 설비투자는 증가, 건설기성은 감소했다고 밝혔다.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에 비해 하락,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2019.12.30/뉴스1 © News1
11월 산업 지표가 일제히 개선된 데다 미래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선행지표도 3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설비투자는 12개월 연속 하락을 끝으로 전년 동월 대비 보합을 나타냈다.

다만 현재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내년에 큰 폭의 반등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경기순환 진폭이 축소되고 있어 경기가 반등하더라도 경제 주체가 체감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우리 경제가 사실상 ‘L’자형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19년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2로 전월 대비 0.4포인트(p) 상승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9월부터 3개월째 상승세를 보였다. 해당 지표가 3개월 연속 개선된 것은 2017년 4~6월 이후 29개월 만에 처음이다.

11월에는 수출입물가비율(전월 대비 -0.3%)을 제외한 모든 구성지표가 개선되면서 상승폭이 확대됐다.

구체적으로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의 선행지표 격인 기계류내수출하지수와 건설수주액이 각각 전월 대비 1.4%, 11.7% 상승했으며, 경제심리지수와 코스피 지수도 1.0p, 3.0%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와 달리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1p 하락하며 두 달째 하락세가 계속됐다. 다만 하락폭이 크지 않아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선행지수는 개선됐고 동행지수는 횡보하는 모습이다. 내년 상반기에 경기가 더이상 하락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경기가 저점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이 같은 경기 흐름은 11월 산업 지표에도 반영됐다.

11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4%, 소매판매는 3.0%, 설비투자는 1.1% 증가하며 지난 8월 이후 3개월 만에 동반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광공업생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공업 생산은 서버용 D램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이 늘었지만 자동차와 금속가공 등에서 생산이 줄면서 전월 대비 0.5%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0.3% 감소했다.

반면 서비스업생산은 생활용품도매업과 종합소매업, 금융·보험업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1.4%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5%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11월부터 12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하락세를 이어오다가 지난달 보합으로 조사됐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 투자가 줄었지만 항공기 등 운송장비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국내기계수주 또한 전년 동월 대비 23.6% 증가하면서 향후 경기 흐름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투자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도 전년 동월 대비 11.5% 증가하며 3개월 연속 개선세를 보였다.

소매판매는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대규모 할인행사 영향으로 전월 대비 3.0%, 전년 동월 대비 3.7% 증가했다.

이 같은 경기 지표 호조에도 전문가들은 내년 경기 반등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기 순환 진폭이 축소되고 있어 경기 반등이 경제성장률 상승폭 확대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가 ‘U’자형 성장이 아닌 ‘L’자형 성장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가 반등한다고 하더라도 내년 경제성장률을 2% 후반이나 3%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보통 경기 저점에서 한계기업이 구조조정 되고 새로운 기업이 대체하면서 새살이 돋는데 지금 우리 경제는 침체기라고 하지만 구조조정을 못 겪고 있다. (내년에도) 미약한 반등을 줄 것이고 국민들이 체감하는 것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올해 경기 지표가 낮았기 때문에 내년에는 개선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 경기 흐름이 지속된다고 보는 것이 맞다. L자형 성장 흐름이 계속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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