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300만원 벌기도 힘들어…소상공인이 꼽은 경영애로 1위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7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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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홈페이지 캡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홈페이지 캡쳐
소상공인들이 지난해 경영을 가장 어렵게 한 요인으로 기존 상권의 쇠퇴를 꼽았다. 불황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는데다 온라인 쇼핑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오프라인 매출 의존도가 높은 상당수 소상공인들의 경영 사정이 악화된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8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경영 애로사항(복수응답)으로 ‘상권 쇠퇴’를 꼽은 소상공인이 45.1%로 가장 많았다. 동종 업체가 너무 많은 데서 비롯된 ‘경쟁 심화’(43.3%)‘와 ’원재료비(30.2%)‘를 꼽은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중기부와 통계청이 올해 8, 9월 소상공인 사업체가 많은 11개 업종 전국 4만 곳을 직접 방문해 설문한 결과다. 정부가 처음으로 내놓은 신뢰할 만한 소상공인 실태조사라는 데 의미가 크다. 중기부는 중기청 시절부터 소상공인 실태를 조사했지만 신뢰성에 문제가 있어 2015년 이후 통계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고자 지난해 5월 중기부와 통계청이 공동 실태조사에 착수했고, 그 결과물이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최저임금과 임대료 관련 답변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경영 애로사항으로 최저임금을 꼽은 비율은 18%로 임대료(16.2%)보다 높았다. 2017년과 지난해 2년간 최저임금이 29.1%나 오른 게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일반 국민들과 접점이 잦은 숙박·음식점업종에서는 그 격차가 더 도드라졌다. 숙박·음식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중 최저임금와 임대료를 고른 비율은 각각 23.1%, 17.5%로 집계됐다. 반대로 넓은 공간이 반드시 필요한 골프연습장, 당구장, 노래방 등 예술·스포츠·여가업종에서 임대료가 부담된다는 답변이 30.9%로, 최저임금(19.5%)을 크게 앞섰다.

소상공인은 평균 1억300만 원을 들여 창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매출액은 평균 2억3500만 원인데, 여기서 인건비, 임대료 등을 제외하고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은 연간 3400만 원이었다. 국내 직장인 평균 연봉(3567만 원)보다 적게 버는 셈이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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