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져 있는 자산 한 곳에서 관리…‘오픈뱅킹 시대’ 은행들, 차별화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3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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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결제일에 맞춰서 내 은행계좌 돈이 한 곳으로 모인다’ (KB국민은행)

‘계좌 잔액이 100만 원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돈이 충전된다.’ (우리은행)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모든 은행 계좌를 관리할 수 있는 오픈뱅킹 시대가 열리면서 은행들이 차별화된 특화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고객들의 스마트폰 속에서 살아남는 단 하나의 은행 앱이 되기 위해서는 남들에게는 없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12월 핀테크 기업들도 오픈뱅킹에 가세하는 만큼 그 전에 소비자들을 확실한 ‘내 고객’으로 만들어놔야 한다는 위기감도 엿보인다.

신한은행은 오픈뱅킹 시대 개막에 맞춰 지난달 말 모바일 앱 ‘쏠(SOL)’을 새 단장했다. 신한은행 거래가 없는 고객도 가입만 하면 신한 쏠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마이자산’ 서비스가 눈에 띈다. ‘마이자산’은 은행 계좌뿐 아니라 카드 증권 보험 연금 등 흩어져 있는 모든 자산을 신한 쏠(SOL)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통합자산관리 서비스다. 최적화된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목돈마련’ 서비스와 지출 및 소비 컨설팅, 예상연금 수령액, 타행 예·적금 만기 관리 등의 기능이 신설됐다.

KB국민은행은 모바일 앱을 개편하면서 최대 5개 은행의 입출금계좌에서 국민은행 계좌로 자금을 한 번에 끌어올 수 있는 ‘잔액 모으기’ 서비스를 선보였다. ‘예약 이체’ 방식을 선택하면 자금이 필요로 하는 특정일 또는 특정요일의 시간대에 맞춰 자금을 한곳에 모아놓을 수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월급날, 카드결제일, 자동이체일 등 특정한 날마다 ‘내 계좌 간’ 이체거래를 많이 한다는 것에 착안해 이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역시 소비자가 원하는 날에 자동으로 계좌에 돈이 이체되거나 잔액이 일정 수준 이하가 되면 ‘충전’되는 수시입출금식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예컨대 카드결제일인 25일 계좌잔액이 100만 원 이하로 떨어지면 알아서 다른 내 계좌에서 돈을 끌어와 모자란 잔액을 메울 수 있는 셈이다. 다른 은행 계좌에 있는 돈을 마음껏 끌어올 수 있는 오픈뱅킹의 특징을 살린 상품이다. KEB하나은행은 강점인 환전·해외송금과 연계한 오픈뱅킹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으로 알려졌다.

12월18일 핀테크 업체들의 오픈뱅킹 합류가 예고된 만큼 ‘특화서비스 경쟁’은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송현도 금융혁신과장은 “은행들이 오픈뱅킹 시행에 맞춰 타행 출금 수수료 면제, 추가 금리를 주는 예적금 상품 등 부가서비스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현재 은행 위주인 참가 금융회사를 내년부터 상호금융, 저축은행, 우체국 등 제2금융권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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