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 줄어드는 고정-변동금리… 대출 갈아탈까 말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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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리 차이 0.38%P 그쳐… 기준금리 추가 인하 고려해야
전문가들도 선택 엇갈리지만 “1%대 안심대출은 꼭 잡아야”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되면서 대출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은 금리가 더 낮은 고정금리가 나아보이지만 변동금리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의 금리 인하로 한국은행의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금리 선택 방정식은 더 복잡해지고 있다.

대출을 어떻게 받는 게 유리할지는 투자전문가들도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다만 “금리 예측은 누구도 섣불리 할 수 없는 만큼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는 게 낫다”는 조언이 많은 편이다.

○ 변동-고정금리 격차 줄어, 금리 인하 가능성도↑

대출시장에서는 한동안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가 오히려 높은 ‘금리 역전’ 현상이 이어져왔다. 이에 고정금리 대출에 소비자들이 몰려 6월에는 신규 취급액 기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49.2%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격차는 줄어가고 있다. 고정금리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변동금리는 조금씩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23일 현재 KB국민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 뒤 추후 금리 변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36∼3.86%로 한 달 전보다 0.2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변동금리는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기준 2.74∼4.24%로 전달보다 0.16%포인트 내렸다. 6월 한때 0.9%포인트까지 벌어졌던 고정-변동금리의 차이가 0.38%포인트로 좁혀진 것이다. 신한은행도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의 차이가 0.24%포인트에 불과하다.

변동금리는 계속 내리막을 탈 공산이 크다. 한은이 7월에 이어 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연준의 금리 인하로 다른 국가들이 통화정책 부담을 덜었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금리 인하는 코픽스 조정으로 이어져 변동금리를 낮추게 된다.

○ “대출 타이밍 최대한 늦추는 것도 방법”


전문가들은 일단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탈 자격(부부 합산 연소득 8500만 원 이하, 주택가격 9억 원 이하인 1주택 가구)이 있는 대출자에게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도곡스타PB센터 PB팀장은 “안심전환대출은 1%대 금리까지 가능해 확실히 메리트가 있다”라며 “설령 시중 금리가 떨어진다고 해도 그 정도 수준까지 급격하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길 권한다”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은 29일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탈 수 없는 소비자들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김 팀장은 “고정금리가 2% 초·중반인 것을 감안하면 중도상환수수료나 대출 기간을 고려해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송재원 신한PWM서초센터 PB팀장은 “경기 상황과 미중 무역 분쟁의 추이에 따라 금리가 더 꺾일 수도 있다”라며 “당장 갈아타기보다는 미국 연준의 움직임 등을 지켜보고 결정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신규 대출자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3년 뒤에나 중도상환수수료(최대 1.2%)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고정금리 대출은 매달 나가는 원리금이 정해져 있는 만큼 안정적으로 자금 계획을 세워둘 수 있어 좋다. 그러나 시중 금리가 빠르게 떨어지면 손해라는 점에서 대출자의 고민이 크다. 김정애 신한 PWM프리빌리지 서울센터 PB팀장은 “변동금리가 내년 이후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규 대출자에게는 변동을 권유하고 싶다”라면서도 “대출 타이밍을 가능한 한 늦추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변동성이 큰 만큼 최대한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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