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칼자루 거꾸로 쥐었다…수소·전기차 “국산화 더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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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일 14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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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연료전지차와 전기차 등 미래자동차산업을 이끄는 국내 산업계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미 대체 공급선 마련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일정 기간 생산차질 가능성 등 혼란은 불가피하다.

특히 수소연료전지차와 전기차 배터리 등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선두권 경쟁력을 갖춘 산업에 대한 규제가 현실화 될 경우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본산 의존도가 높은 부품·소재에 대한 국산화 시점이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자신이 칼자루를 쥔 것처럼 생각하겠지만, 결국엔 칼을 거꾸로 쥐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2일 완성차업계와 배터리 등 부품업체에 따르면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확정될 시 자동차업계에서 우려되는 품목은 ‘탄소섬유’ 등 수소차 핵심부품 소재와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파우치 필름’ 등이다.

95% 이상의 부품 국산화를 이룬 내연기관차에선 일본 자트코사와 아이신사의 변속기 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이마저도 국산 등 대체제가 충분해 충격은 크지 않다.

문제는 수소연료전지차와 전기차 등 미래차 분야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수소연료탱크에 들어가는 탄소섬유 소재는 일본 도레이사와 도호, 미쓰비시레이온이 전체 시장의 66%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수소경제 패권을 두고 한국과 경쟁하고 있는 일본이 탄소섬유를 한국경제의 급소로 판단하고 당장 규제에 나설 가능성이 큰 상태다. 다만 현대차는 효성첨단소재와 함께 공동으로 고강도 탄소섬유 개발에 착수해 빠르면 올해 상용화를 앞둘 정도로 국산화를 위한 준비를 해 왔다.

넥쏘는 올 상반기 국내에서 1546대 팔리는데 그쳤다. 현대차의 연간 판매량이 450만대 이상인 것을 고려하면 수소차 판매 감소가 현실화 된다하더라도 경영상 받을 타격은 크지 않다. 여기에 아직 수소차는 본격 개화기를 맞지 않았다. 지금부터 꾸준히 국산화를 준비하면 본격 판매가 시작되는 시점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부 수소차 부품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전체적으론 이미 국산화율이 이미 높은 상태”라며 “아직 수소차가 전체 사업에서 큰 비중을 갖고 있지 않아서 규제가 닥치더라도 경영상 타격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 업계 역시 근심이 감지된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알루미늄 파우치 필름은 일본의 DNP와 쇼와덴코가 세계 시장 점유율이 80%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파우치필름이 배터리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작고,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어서 국산화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산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부품소재가 있어 규제가 현실화 된다면 공급망을 바꿔야하는 혼란이 있고, 이미 이에 대한 준비 절차가 들어간 상태”라며 “다소 어수선한 것은 사실이지만 심각한 생산차질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배터리 재료비 원가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4대 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에선 국산화율이 높다. 배터리업체들이 내재화율을 높이고 있고 국내에도 경쟁력 있는 중견기업들이 많은데다가 포스코케미칼과 같은 대기업도 사업 확장에 적극적이다.

LG화학과 삼성SDI 등은 분리막에서 일본산 의존도가 큰 편이지만 국내와 중국 등의 공급선을 확대하면 된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분리막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SK이노베이션이 국내 경쟁사에 분리막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발표한 상태다. 배터리 완제품에선 경쟁관계이지만 국내기업 간의 연합전선을 구축해서 일본의 규제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일본산 부품 및 기계에 대한 상대적으로 높은 재고 확보로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즉시적 영향은 부재할 전망”이라면서 “사태 장기화 시, 일부 품목에 대해서 단기적 영향 존재하나, 지속적인 우려요인으로 남을 가능성 또한 제한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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