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CJ까지…유통가 총수 불러모은 트럼프, 투자 확대 요청하나?

  • 뉴스1
  • 입력 2019년 6월 30일 0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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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계 초청에 ‘롯데·신세계·CJ·SPC·농심·동원’ 포함
美-中 무역전쟁 ‘휴전’에 안도의 한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면담하고 있다. ©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면담하고 있다. ©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주요 재계 총수들을 만나기로 하면서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롯데는 물론 신세계와 CJ, SPC, 농심 등 유통업체들이 대거 포함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회동 대상자를 어떤 기준으로 정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재계에서는 유통·식품업체가 대거 이름을 올린 것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재계 순위는 다소 떨어지지만 현재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거나 현지 업체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 확대’를 요청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나마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한 것은 다행이다. 이들 기업들은 중국에서도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 동참을 요구할 경우 매우 난감한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어서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요 18개 그룹 재계 그룹 총수들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날 예정이다. 유통가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허영인 SPC 회장, 박준 농심 부회장, 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중 한국 기업인들과 별도 일정을 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투자 확대를 요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참석하는 재계 총수들은 미국에 투자했거나 투자를 검토 중인 기업들이다.

롯데의 경우 미국 루이지애나에 에틸렌 공장을 지었다. 총사업비만 31억 달러(약 3조6000억원)에 달해 국내 단일 기업 대미 투자 역대 2위 규모다. 트럼프는 준공식 직후 신동빈 회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통큰’ 투자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CJ그룹은 식품 계열사인 CJ푸드를 통해 약 2조원을 투자해 미국 식품업체 쉬완스 컴퍼니를 인수했다. 또 CJ대한통운은 2300억원가량을 투자해 미국 물류회사 DSC로지스틱스를 품었다.

신세계 이마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 지역에 그로서란트 매장인 ‘PK마켓’(가칭)을 올 하반기 열고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 내 라면 판매 3위를 기록 중인 농심은 서부에 이어 동부에도 라면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동원산업은 세계 최대의 참치캔 제조회사인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를 보유 중이다. SPC도 ‘쉑쉑버거’를 한국에 들여왔으며, 미국 현지에 파리바게뜨 매장을 열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동원과 SPC는 재계 서열(자산기준) 30위권 밖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초청한 기업들 모두 미국 사업과 연관 있는 기업들”이라며 “지속해서 투자 확대를 요청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일부 회사들은 미국에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에서 무역전쟁 잠정 휴전을 선언하면서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추가 관세를 당분간 부과하지 않을 것이며 화웨이에 대한 규제 역시 완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중국과의 회담이 결과를 내지 못했다면 재계 총수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 더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만약 한국 기업들에게도 무역 전쟁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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