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관치 후폭풍’ 혜택 많은 카드 64종 단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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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27일 0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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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비용절감 위해 카드 상품 대거 정리…신규 카드 11종 그쳐
지나친 간섭이 애꿎은 소비자 혜택만 줄인다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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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후폭풍으로 올해 상반기에 단종된 신용카드 상품이 64종에 달했다. 반면 새로 나온 신용카드는 11종에 그쳤다.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자 혜택이 많은 카드 상품을 비용 절감 차원에서 대거 정리한 것이다. 정부의 관치금융이 애꿎은 소비자 피해로 돌아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롯데카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발급이 중단된 카드 상품은 무려 64종이었다. 그러나 신규 발급 카드 상품은 11종으로 단종 카드 상품 수의 20%에도 못미쳤다.

회사별 단종 카드를 보면 KB국민카드가 28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카드 17종, 롯데카드 11종, 우리카드 4종, 삼성카드 3종, 현대카드 1종 순이었다.

마일리지·포인트 적립률 혜택이 좋거나 할인 혜택이 다양한 알짜 카드들의 단종이 주를 이뤘다. KB국민카드의 ‘혜담Ⅱ 카드’는 모든 가맹점 0.8% 할인, 대중교통·스타벅스 할인 등 실생활과 밀접한 카드였다. 우리카드의 ‘KT 카드의정석 SuperDC’는 통신비 할인에 집중된 상품이었다. 높은 적립률에 항공사 마일리지로 전환까지 가능했던 삼성카드의 ‘전자랜드 7’도 인기를 끌었으나 더이상 발급받을 수 없다.

신규 신용카드의 경우 우리카드와 하나카드가 각각 3종이었고 신한카드 2종, 삼성카드 2종, 현대카드 1종이었다. 그마저도 카드사의 주력 상품이 아닌 제휴 상품이 다수였다.

현대카드는 삼성카드를 제치고 코스트코 제휴사로 선정되면서 제휴 카드를 내놨다. 반대로 삼성카드 ‘홈플러스·트레이더스신세계’ 카드는 코스트코 제휴 중단에 대비한 제휴 상품이다. 우리카드의 ‘카드의정석 WOWRI’는 앞서 나온 ‘카드의정석 POINT’ 카드와 혜택이 거의 유사한 상품이며 하나카드의 ‘MY FLIGHT 카드’ 시리즈는 같은 계열의 비슷한 카드다.

카드사의 이런 움직임은 연이은 카드 수수료 인하에 대응하려는 고육지책이다. 수수료 우대 중소 가맹점 확대를 골자로 한 카드수수료 개편안은 카드사에 연 8000억원가량의 수익 감소를 안겨줄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카드사 당기순이익에서 수수료 인하 여파가 현실화됐다. 1분기 7개 전업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456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30억원(0.7%) 감소했다. 일회성으로 요인으로 순익이 146% 증가한 현대카드를 제외하면 3856억원으로 전년동기 4337억원 대비 481억(11.0%) 줄었다. 특히 롯데카드(-35.8%), 우리카드(-38.9%), 하나카드(-28.6%) 등의 감소폭이 컸다.

금융감독원이 이르면 다음달에 내놓을 카드상품 수익성 합리화 방안도 카드사에는 부담이다. 앞으로는 5년간 흑자를 낼 수 있는 신규 카드만 당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카드사로선 소비자에게 돌아갈 혜택을 줄여 비용 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다.

카드사 관계자는 “비용 절감 차원 뿐만 아니라 오래된 카드를 정리한 영향도 있다”며 “저수익 상품은 물론 저수요 카드를 줄여 주력 카드로 혜택을 집중시키는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신규 신용카드의 연회비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월 금융당국과 카드업계가 소비자가 지불하는 카드 연회비 이상의 혜택이 있는 카드는 출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의 지나친 간섭으로 혜택이 좋은 카드를 소비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폭이 좁아졌다”며 “카드사 수익 보전을 위한 부가서비스 축소 조치가 결국 소비자 피해로 돌아가는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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