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되지 않은 故조양호 유언장…지분 상속 시 이명희 선택 관심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9일 15시 00분


코멘트

삼남매 한진칼 지분율 모두 2.3%대로 엇비슷
고 조양호 유언장, 존재 여부조차 확인 안 돼
유언장 없으면 배우자 법정상속율 가장 높아
결국 경영권 핵심키 이명희 손에 달렸단 분석

한진그룹이 차기 총수 선정을 놓고 내부 합의가 늦어지는 가운데,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지분 상속 시 아내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삼남매의 한진칼 지분율이 엇비슷해 이 전 이사장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감독원과 한진그룹에 따르면 지주사 한진칼은 현재 조양호 전 회장이 17.84%, 조원태 신임회장이 2.3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가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24.79%인데, 조 회장이 지난달 갑작스레 별세하면서 보유주식을 상속하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동일인 지정 시 지분율과 함께 그룹에 대한 영향력을 판단한다. 차기 동일인 변경신청서에도 지분 상속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이 때문에 지분 상속에 대한 내부 교통 정리가 차질을 빚고 있는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조양호 전 회장의 유언장이 외부에 드러난 바 없어, 유언장이 없을 시 상속비율이 가장 높은 이명희 전 이사장의 결정이 핵심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단 관측도 있다. 민법에서는 배우자와 자녀의 상속순위는 1위로 같지만, 배우자의 상속비율은 1.5, 자녀들은 1로 규정한다.

다만 한진그룹 측은 “고인의 유언장 존재 여부와 내용은 드러난 바 없다”고만 답했다. 현재까지 전해진 조 전 회장의 유언은 조원태 신임회장이 전한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나가라”는 내용 뿐이다. 미국에서 부친의 임종을 지켰던 조원태 회장은 입국 당시 이러한 유언 내용을 밝힌 바 있다.

지분율 상속은 오너가의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필수적이다. 한진칼 2대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지분율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난달 한진칼 지분율을 14.98%까지 늘렸다. 그러나 지분 전량을 상속받을 시 막대한 상속세가 발목을 잡을 수 있어, 상속세 방안 또한 새로운 총수의 최대 난제가 될 전망이다.

조양호 전 회장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34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상속세율 50%를 적용하면 유족들은 약 1700억원을 상속세로 내야 한다. 현실적으로 한진칼을 제외한 기타 계열사의 지분매각, 한진 등이 보유한 부동산 등 자산매각을 통한 배당여력 및 배당금 확대 등 방안이 거론된다. 한진그룹은 상속세 납부 방식에 대해 결정된 내용은 여전히 아무 것도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