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에어프레미아 대표 결국 사표…면허 유지 ‘빨간불’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3일 11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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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사업계획 이행 가능여부가 관건, 국토부 판단은?
서울리거 대주주인 심주엽 등 투자자측과 갈등이 배경

신생 항공사 에어프레미아가 상향된 면허신청 기준을 초과한 370억원 수준의 자본금을 확보했다고 10일 밝혔다. (에어프레미아 제공) © News1
신생 항공사 에어프레미아가 상향된 면허신청 기준을 초과한 370억원 수준의 자본금을 확보했다고 10일 밝혔다. (에어프레미아 제공) © News1
고급 서비스와 저비용항공사의 가격을 섞은 신개념 전략으로 에어프레미아의 LCC 면허 취득을 이끌었던 김종철 대표이사가 결국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 배경에는 공동대표 체제를 강행한 투자자측과의 갈등이 자리 잡고 있어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면허변경 사유를 인정해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3일 김종철 대표측에 따르면 전날 우편을 통해 에어프레미아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 대표는 사직서를 통해 “본인은 심주엽 대표이사 선임에 대한 반대 입장 및 이응진, 김지태, 금창현 이사의 경영 참여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고 4월29일 오후 5시까지 심 대표 선임 결정을 취소하고 경영권 불간섭을 약속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며 “그러나 5월1일자 이사회를 통해 결의한 내용을 보면 본인의 요구사항을 도외시하고 회사 대표 자리에만 앉혀둔 상태에서 본인이 회사경영을 할 수 있는 모든 길을 봉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이 뜻했던 항공사 운항이 불가능하다 판단돼 귀사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는 바”라며 “이에 따른 모든 법적 조치를 귀사가 신속하고도 적절하게 행해 주시기 바란다. 사임에 따른 모든 법적 책임은 심 대표 선임을 의결한 이사들에 있음을 밝힌다”고 전했다.

앞서 에어프레미아는 지난달 19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 김종철 대표이사 외에 변호사 출신의 투자 전문가로 알려진 심주엽 등기이사를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김종철 대표는 같은달 21일 이사회에 경영진의 원상복구가 없으면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는 등 반대 의사를 지속적으로 표명해 왔다.

김 대표는 지난 1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사의 표명과 관련, “항공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같은날 이사회를 열고 김종철 대표를 회장으로 추대하며 상황수습에 나서기도 했지만 예고대로 김 대표가 공식 사임을 밝히며 사태수습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각자대표 체제 전환으로 인해 국토부에 변경면허 신청사유가 발생했던 에어프레미아는 김 대표의 사의로 또 다시 변경면허 사유가 발생했다. 이 경우 LCC 인·허가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기존 김 대표 체제 하에서 기획돼 온 사업계획 이행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어 면허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실제 김 대표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제주항공 사장으로 재직하며 적자에 빠져 있던 제주항공을 흑자로 전환시킨 인물이다. 이 같은 경력을 바탕으로 김 대표는 에어프레미아 설립을 주도했고, 중·장거리 특화 노선 HSC(Hybrid Service Carrier) 항공사를 표방하며 투자 유치 및 면허 획들을 이끌어낸 장본인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신규 항공사들에 면허를 내주면서 이번 면허 발급이 사업계획서의 철저한 이행을 전제로 한 ‘조건부’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여기에 사업계획서 내용을 어길 경우 면허취소도 가능하다고 입장까지 내비쳤다.

일각에선 국토부가 면허를 발급받자마자 대표이사 체제 변경을 꾀한 에어프레미아의 저의를 의심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변호사 출신의 투자 전문가로 알려진 심 대표는 에어프레미아가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취득을 준비하던 당시 보톡스 제조업체 휴젤 회장 출신 홍성범씨와 함께 개인적으로 지분을 투자했다. 주주 자격으로 에어프레미아 이사회에 참여해 왔다.

홍씨와는 휴젤을 통해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휴젤 이후에는 서울리거 최대 주주로 홍 원장의 글로벌 의료서비스 사업을 전방에서 수행하기도 했다. 서울리거 최대주주는 심 대표로 지분율은 15.93%다. 서울리거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병원정보시스템 업체로 홍 씨가 회장이다. 양측은 일종의 동지적 관계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홍씨가 서울리거를 통해 에어프레미아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씨가 휴젤 이후 항공업을 유망한 투자처로 낙점한 것이란 분석이다. 홍씨는 지난 2017년 휴젤 지분을 베인캐피탈에 매각하며 약 3000억원의 차익을 올린 바 있다.

이 때문에 한국거래소 코스닥자본시장본부는 3일 에어프레미아와 관련된 홍씨의 풍문과 관련,서울리거에 에어프레미아 지분취득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기존 경영진과 투자자간 분쟁이 김종철 대표의 사표 제출로 마무리 되면서 에어프레미아측은 상황 수습 방안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심 대표 단독체제로 갈지 항공 전문가를 영입할지를 조만간 정할 방침으로 이후 변경면허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변경면허의 핵심은 사업계획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지 여부”라며 “사업계획 및 전략에는 변화가 없어 충실히 면허변경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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