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지난해 최고 이자수익에 ‘역대급 실적’…올해는?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3일 0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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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의 지난해 실적이 역대급으로 높으리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과도하게 이자수익에만 기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각종 규제로 인한 금융생태계 변화로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여 수익 다각화를 놓고 은행들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KEB하나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전년대비 3.7%(1877억원) 증가한 5조2972억원이다. 이 덕분에 수수료이익 8384억원을 합한 은행의 핵심이익은 6조1356억원으로 통합은행 출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른 은행도 이자이익에 기댄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8일 KB금융지주부터 11일 우리은행, 12일 신한금융지주까지 금융지주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앞서 지난 23일 키움증권이 발표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국민은행의 지난해 예상 이자이익은 전년대비 10.2%(5515억원) 증가한 5조9446억원이다. 신한은행은 10.9%(4910억원) 증가한 5조120억원이다. 14일 SK증권은 우리은행 순이자손익을 7.8%(4090억원) 오른 5조63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은행들의 이자이익 외 비이자이익 수익 비중은 여타 선진국에 비해서 낮은 편이다. 유진투자증권의 지난해 11월 보고서에도 국내 4대 은행(KB, 신한, 하나, 우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비이자이익 비중 현황은 23.7%에 불과하다. 반면 해외 주요 은행들의 평균은 미국 43.9%, 영국 50.9%, 유럽 41.6%, 일본 54.2% 등으로 높은 편이다.

다만 은행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대출 총량 자체가 커서 이자이익이 많아 보일 뿐 이자마진 자체는 높지 않다고 항변한다.

실제 지난해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대륙별 세계 100대 은행의 2013년~2017년 평균 수익성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상위 6개 은행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는 5.75%로 해외 평균 10.29%의 절반 수준이다.

전체 이자 이익규모도 2011년 14조5000억원으로 정점을 찍긴 했지만 2016년 2조5000억원까지 떨어졌다. 2017년 11조2000억원까지 회복했다.

올해부터 이자이익 내기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이자이익의 핵심인 대출 금리 체제도 바뀌었기 때문이다.

강력한 정부 규제로 인해 대출 증가세는 꺾고 있다. 지난달 10일 발표된 한국은행의 ‘2018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과 금융위원회의 ‘12월중 금융권의 가계대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5조4000억원 증가한 827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10월 7조8000억원, 11월 6조7000억원 증가세에 비해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더해 금융위원회는 오는 7월부터 새로운 코픽스 금리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도입할 경우 은행권 연간 순이익은 1조3000억원 가량 낮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결국 은행들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선 이자이익 일변도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비이자이익과 해외이익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저성장 환경 하에서 이자이익 증가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지만 비이자이익은 기존 플랫폼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추가 비용 없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예대마진 중심 영업기반으로 인한 국내 비난여론과 정부규제를 감안하면 해외투자 확대를 통한 이익창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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