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하락세 당분간 뚜렷해질듯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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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국면에 투자심리까지 위축… 대출 낀 다주택자 매물 늘어날듯
수도권보다 공급 많은 지방 큰 타격
일각 “인상 폭 작아 영향 제한적”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최근 침체기에 접어든 주택시장 하락세가 당분간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금리 인상이 집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니지만 전국 주택시장의 침체가 뚜렷한 상황에서 금리가 오른 만큼 수요자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들어 서울 및 전국 주택시장 하락세는 뚜렷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2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5% 하락하며 5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이 빠졌다. 전국 아파트값도 3주 연속 떨어졌다.

소비심리는 얼어붙는 반면 시장에 나온 매물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대출을 많이 끼고 집을 산 다주택자들의 부담이 늘면서 투자자 비율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종전 최고 호가 대비 수억 원씩 싼 매물이 풀리는데도 거래가 되지 않는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수도권보다는 지방 주택시장이 더 크게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 과잉 공급, 지역경기 위축 등 하방 요인이 많은 지방 주택시장의 투자자나 변동금리 대출자들이 더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은 상대적으로 대출 영향을 덜 받는 갭투자자 비율이 높고 실수요자 역시 애초에 대출 가능한 금액이 크게 줄었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이 덜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효과가 극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금리 인상폭이 작은 데다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예정이라 한국의 기준금리 역시 단기간에 급하게 올리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양 소장은 “이미 올해 초부터 금리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이어진 만큼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한 수요자와 집주인들이 많아 그 효과가 다이내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경험적으로도 서울 집값이 크게 떨어진 1991∼1993년(―2.76∼―4.50%), 1998년(―14.6%), 2010∼2013년(―0.44∼―4.48%)은 금리 인상보다는 외환위기, 대규모 공급 등 다른 요건의 영향이 컸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고 센터장은 “기준금리 인상이 시중금리에 반영되는 3∼6개월 뒤의 시장 상황이 내년 시장 상황을 예측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소장은 “연말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 집주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향후 양도소득세 인하 등으로 거래에 숨통을 틔워달라는 시장 요구가 커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부동산시장#한국은행#기준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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