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회의 꽃은 5세대(5G)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원격제어 기술을 처음 공개한 두산인프라코어였다. 상하이에 5G 원격제어 스테이션(관제센터)을 설치하고, 여기에서 약 880km 떨어진 인천의 굴착기를 원격으로 무인 조종하는 작업을 시연하자 관람객들은 “신기하다”며 탄성을 질렀다. 가상 시뮬레이션이 아닌 실제 장비로 국가 간 초장거리 건설기계 원격제어를 시연한 것은 세계 최초다. 이 기술은 LG유플러스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행사에 참석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부스에 설치된 스테이션 모니터를 보며 두산인프라코어 공장 굴착기를 직접 작동시켰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원래 하루에 두 번 시연하려고 했는데 딜러와 관람객 시연 요청이 많아 하루 종일 시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굴착기와 휠로더(적재용 중장비), 굴절식 덤프트럭 등 건설 장비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는 텔레매틱스 서비스 ‘두산커넥트(DoosanCONNECTTM)’를 중국, 유럽,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바 있다. 올해 4월에는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 스타트업 회사 포테닛과 투자계약을 맺고, 건설기계의 무인화 자동화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이날 이현순 두산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 동현수 ㈜두산 부회장,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등 최고경영진과 함께 전시장을 찾아 건설기계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살폈다.
박 회장이 특히 눈여겨본 것은 디지털 전환을 추구하는 건설기계 기업들의 변신이었다. 글로벌 건설기계 업체들이 5G 통신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옷을 입은 전통 중장비를 저마다 내놓고 있었다. 박 회장은 “전통 제조업일수록 디지털 혁신을 통한 차별화의 결과는 더욱 크게 나타난다. 첨단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디지털 혁신 과제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한 단계 뛰어올라 새로운 먹을거리를 창출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디지털 혁신으로 중국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박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우리를 둘러싼 경영 환경과 시장 흐름에 적극 대처하면서 자신 있게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며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을 주문했다. 지난해 말 그룹 내에 최고디지털혁신(CDO) 조직을 신설해 그룹 내 디지털 기업문화 정착에도 힘써왔다. 올해 2월에는 디지털 기술전문위원회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그룹 내 디지털 전도사인 박 회장이 각별한 애정을 쏟는 또 다른 분야는 중국 시장 개척이다. 2016년 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현장경영을 통해 중국 시장 지원에 힘을 쏟아왔다. 취임 직후 첫 해외 사업현장 방문지로 당시 시장 상황이 크게 나빴던 중국을 택하기도 했다. 두산의 중국 매출은 2015년 6000억 원에서 2017년 1조4000억 원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실적도 중국 시장에 힘입어 상승세다. 올해 1∼9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조2836억 원, 1조5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16.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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