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디지털 혁신 승부”…상하이서 인천 굴착기 원격조종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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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회장 中건설기계展 참관
5G기반 원격제어기술 공개…880km 초장거리 시연은 세계최초
“제조업일수록 디지털 차별화 효과”

29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건설기계 전시회 ‘바우마 차이나’에 설치된 두산인프라코어 부스를 찾아 5세대(5G) 원격제어 기술로 인천공장에 있는 굴착기를 작동해 보고 있다. 두산그룹 제공
29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건설기계 전시회 ‘바우마 차이나’에 설치된 두산인프라코어 부스를 찾아 5세대(5G) 원격제어 기술로 인천공장에 있는 굴착기를 작동해 보고 있다. 두산그룹 제공
29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건설기계 전시회인 바우마 차이나.

이번 전시회의 꽃은 5세대(5G)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원격제어 기술을 처음 공개한 두산인프라코어였다. 상하이에 5G 원격제어 스테이션(관제센터)을 설치하고, 여기에서 약 880km 떨어진 인천의 굴착기를 원격으로 무인 조종하는 작업을 시연하자 관람객들은 “신기하다”며 탄성을 질렀다. 가상 시뮬레이션이 아닌 실제 장비로 국가 간 초장거리 건설기계 원격제어를 시연한 것은 세계 최초다. 이 기술은 LG유플러스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행사에 참석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부스에 설치된 스테이션 모니터를 보며 두산인프라코어 공장 굴착기를 직접 작동시켰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원래 하루에 두 번 시연하려고 했는데 딜러와 관람객 시연 요청이 많아 하루 종일 시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굴착기와 휠로더(적재용 중장비), 굴절식 덤프트럭 등 건설 장비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는 텔레매틱스 서비스 ‘두산커넥트(DoosanCONNECTTM)’를 중국, 유럽,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바 있다. 올해 4월에는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 스타트업 회사 포테닛과 투자계약을 맺고, 건설기계의 무인화 자동화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이날 이현순 두산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 동현수 ㈜두산 부회장,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등 최고경영진과 함께 전시장을 찾아 건설기계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살폈다.

박 회장이 특히 눈여겨본 것은 디지털 전환을 추구하는 건설기계 기업들의 변신이었다. 글로벌 건설기계 업체들이 5G 통신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옷을 입은 전통 중장비를 저마다 내놓고 있었다. 박 회장은 “전통 제조업일수록 디지털 혁신을 통한 차별화의 결과는 더욱 크게 나타난다. 첨단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디지털 혁신 과제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한 단계 뛰어올라 새로운 먹을거리를 창출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디지털 혁신으로 중국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박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우리를 둘러싼 경영 환경과 시장 흐름에 적극 대처하면서 자신 있게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며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을 주문했다. 지난해 말 그룹 내에 최고디지털혁신(CDO) 조직을 신설해 그룹 내 디지털 기업문화 정착에도 힘써왔다. 올해 2월에는 디지털 기술전문위원회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그룹 내 디지털 전도사인 박 회장이 각별한 애정을 쏟는 또 다른 분야는 중국 시장 개척이다. 2016년 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현장경영을 통해 중국 시장 지원에 힘을 쏟아왔다. 취임 직후 첫 해외 사업현장 방문지로 당시 시장 상황이 크게 나빴던 중국을 택하기도 했다. 두산의 중국 매출은 2015년 6000억 원에서 2017년 1조4000억 원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실적도 중국 시장에 힘입어 상승세다. 올해 1∼9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조2836억 원, 1조5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16.2% 증가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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