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뉴질랜드 꿇어!… 日시장 석권한 ‘코리아 파프리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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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에서 미래를 찾는다]

1995년 전북 김제에서 처음으로 수출용 파프리카가 재배됐다. 당시만 해도 재배 면적은 1만1000m²(약 3300평)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20년이 흘렀다. 2015년 파프리카 재배 면적은 707ha(707만 m²)로, 무려 640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생산량도 비약적으로 늘었다. 2000년 총생산량은 약 8000t. 2015년에는 7만2950t으로 9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제 파프리카는 대표적인 수출 작물로 자리 잡았다. 파프리카는 처음 도입될 때부터 수출용으로 선택됐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생산되는 파프리카의 45%가 수출되고 있고, 가장 많이 수출되는 신선 농산물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에만 8950만 달러어치가 해외로 팔려 나갔다.

일본이 국내 파프리카의 최대 수입국이다. 국내 수출 파프리카의 99.7%가 일본으로 간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모두 일본에서 소비되는 셈이다. 이 또한 치열한 경쟁을 통해 거둔 성과다. 2001년 이후 한국산 파프리카는 일본 시장에서 네덜란드와 뉴질랜드에서 수입된 파프리카와 경합을 펼쳤고 승리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산 파프리카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78%로 압도적인 1위다.

이런 성과는 수출업체와 생산농가의 긴밀한 협력이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출업체와 생산업자가 주요 주주로 참여했고,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원하는 수출 선도 기업이 있다. 바로 ‘코파’다. 코리아 파프리카의 줄임말이다. 현재 코파에는 21개의 업체가 주주로 등재돼 있다. 코파는 일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업체들의 수출 창구 역할을 한다.

코파는 올 5월부터 한 달여 동안 일본의 대형 유통 매장에서 한국산 파프리카 판촉행사를 진행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열리는 행사다. 현지 TV에 한국산 파프리카 광고도 진행했다. 현지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특히 시식 행사에 일본 현지 소비자들이 대거 몰렸고 매출은 2, 3배 늘었다. 5월의 행사에 참여했던 농산물 수출업체 경남무역의 김영도 부장은 “한국 마트에서는 시식 행사가 보편적인데 일본에서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이벤트로 여기는 것 같았다. 한국형 홍보 전략이 먹힌 셈이다”라고 평가했다.

경남무역은 지난해 1400만 달러어치의 파프리카를 수출함으로써 코파에 등록된 20여 개 수출업체 중에 실적 1위를 기록했다. 경남무역 전체 수출액의 28%가 파프리카다.

파프리카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무엇보다 일본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는 점을 보완해야 한다. 일본 시장 상황에 따라 수출 실적이 요동칠 수 있어서다. 업체들도 이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 대만, 러시아, 캐나다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몰두하고 있다. 중국과도 검역 협상을 벌이고 있어, 이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된다면 시장은 훨씬 다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네덜란드-뉴질랜드#일본시장 석권#코리아 파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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