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엄마의 육아 돕는 AI… “고마워, 나에게 와줘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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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스마트홈 홍보영상
3주새 조회수 1200만건 돌파

시각장애를 가진 엄마 조현영 씨가 ‘U+우리집AI’ 서비스를 이용해 아들 최유성 군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시각장애를 가진 엄마 조현영 씨가 ‘U+우리집AI’ 서비스를 이용해 아들 최유성 군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유성아, 미안해. 조금만 참자∼”

1급 시각장애인 조현영 씨가 분유를 타다 말고 칭얼거리는 아들 유성이(8개월)에게 종종걸음으로 달려간다.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는 일이지만 아직도 현영 씨에겐 분유 타는 일이 쉽지 않다. 젖병 입구를 제대로 겨냥하지 못해 분유가루를 바닥에 흘릴 때가 다반사다. 혹시 아이가 토하지 않았는지,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 상황은 아닌지, 아이가 팔을 뻗어 안아달라고 하는 것은 아닌지, 눈이 잘 보이지 않는 현영 씨는 수시로 더듬거리며 아이의 이곳저곳을 만져본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하고 있는 최근의 기술 트렌드는 현영 씨에게 오히려 더 큰 불편을 안겨 주곤 했다. 기존에 많이 사용됐던 스위치식 혹은 버튼식 가전제품은 소리와 느낌으로 온오프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지만 손끝의 작은 터치만으로도 쉽게 켜지고 꺼지는 최신 가전제품들은 현영 씨가 더듬거릴 틈을 주지 않고 제멋대로 작동해버렸다.

작년 말, LG유플러스 ‘U+우리집AI’가 집에 설치된 이후 현영 씨의 삶은 달라졌다. “클로바, 30분 뒤에 유성이 약 먹이기 알려줘”, “클로바, 동화책 읽어줘”. 요즘 현영 씨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클로바를 찾는다. 아기에게 이유식이나 약을 먹여야 할 시간을 알람으로 설정해 놓는 것은 물론 공기청정기나 가습기 등 집안의 다양한 가전제품을 켜거나 끄고, 음악이나 동화책 구연을 틀어두는 등 쓰임새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근래 현영 씨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날씨 체크다.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해 창문을 열어도 될지, 실내모드를 가동해 공기청정 기능을 활용할지 결정한다. “스피커가 없었던 시절에는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 보니 그냥 습관적으로 창문을 활짝 열고 환기를 시키곤 했어요. 지금은 말 한마디로 확인할 수 있으니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미세먼지 농도를 꼭 물어봐요.”

LG유플러스가 올 초 제작한 영상 ‘고마워, 나에게 와줘서’가 이 같은 현영 씨의 일상을 잔잔하고 진솔하게 담아내며 호평을 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최첨단 기술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장애인 가족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마음을 건드리는 언어와 영상으로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광고를 보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마음이 비를 맞은 듯 촉촉해졌다’, ‘첨단기술이 삶의 동반자가 되는 생생한 현장을 볼 수 있었다’ 등의 댓글로 이 영상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2월 23일에 올라온 이 영상은 이미 조회수 12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많은 사람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 사물인터넷(IoT) 분야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LG유플러스와 국내 최대 포털기업 네이버가 손을 잡고 출시한 AI 스피커 기반의 스마트홈 서비스 ‘U+우리집AI’가 지향하는 바도 이 영상이 주는 메시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술이 아무리 최첨단으로 발달해도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 ‘U+우리집AI’는 말 한마디로 가정 내 다양한 가전제품의 스위치를 쉽게 켜고 끄며 동시에 실행되도록 하는 IoT 서비스를 의미한다. 미세먼지나 날씨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음성 검색기능과 아이에게 동화나 음악을 손쉽게 들려줄 수 있는 콘텐츠 재생 기능도 결합됐다. 원하는 바를 말하면 네이버 AI스피커인 클로바가 인식하고 실행한다.

‘고마워, 나에게 와줘서’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LG유플러스 직원들은 시각장애인협회를 통해 부모나 아이 중 시각장애인이 포함된 10가구를 추천받았다. 이후 수차례 이들 가정을 찾아가 직접 만나고 인터뷰하며 그들의 삶을 밀착 관찰했다. AI스피커가 이들 가정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과장이나 거품 없이 담아내기 위해서였다. 일반적으로 광고대행사에 일임하고 사후적으로 평가 및 선택을 진행하는 방식과 다른 형태의 제작이다. 이 과정에서 현영 씨가 혹여 유성이의 눈이라도 찌를까봐 조심스럽게 얼굴을 쓰다듬는다든지, 다른 부모들처럼 책을 많이 읽어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했다며 동화 구연 기능을 자주 사용하는 등의 생생한 현장을 포착할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진솔하면서도 담담하게 그려낸 유성이 가족의 일상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다.

기존에도 홀몸노인이나 청각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사회적 약자들의 어려움을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앞장서 왔던 LG유플러스는 올해 2월 시각장애인 500가구에 AI스피커를 전달하는 등 구체적인 사회공헌활동(CSR)을 이어가고 있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 밤낮없이 연구하고 개발한 최첨단 기술이 결국 사람을 위해 활용되도록 해야 한다는 한결같은 목적을 실천하기 위함이다.

신현암 팩토리8 대표는 “기업이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 참여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우리에게 꼭 필요한 기업’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LG유플러스는 실제로도 사회공헌활동에 열심일 뿐 아니라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그 사실을 널리 알림으로써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난 사례”라고 분석했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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