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창립 50주년]여인홍 aT사장 “수요-공급 한 눈에 파악 정보시스템 구축할 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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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인홍 aT사장

“농업이 지속가능하려면 수급 조절이 중요합니다. 농민들은 생산을 유지하고 소비자는 안정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일입니다”

16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만난 여인홍 aT사장(사진)은 공사의 역할을 이렇게 정의했다. aT는 1967년 12월 1일 설립돼 올해 출범 50년을 맞는다. 여 사장은 “농업이 지난 50년 간 기계화와 과학화 등으로 엄청나게 변했지만 판로확보가 여전히 힘든 측면이 있다”면서 “aT는 안정적으로 농산물 가격을 형성하고 위생적으로 유통될 수 있게 책임지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aT는 1967년 농어촌개발공사로 출범해 주로 농수산업 가공산업 육성에 주력하다 1978년 고추파동 이후 농수산물의 가격 안정을 위한 수매·비축사업을 맡았다. 1986년 농수산물유통공사로 이름을 바꾸면서 유통구조 선진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썼다. 2012년에는 식품기능을 강화해 현재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 이름을 변경했다.

지난해 10월 취임해 1년 넘게 aT를 이끌고 있는 여 사장은 “많은 농업인이 어떤 작물을 얼마나 재배하고 어디로 출하할지에 대해서 모두 개인이 의사결정을 한다”면서 “생산이 어느 정도 조직화돼서 생산량과 수요량을 짐작할 수 있어야 하는데 농업인 모두가 완전 경쟁시장에 내쳐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여 사장은 “최근 중국 쇼핑행사인 광군제에서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하루만에 28조 원어치를 파는 것을 보면서 유통경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농축수산물의 수요량과 공급량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수급유통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 시장에서 어떤 물건이 얼마나 팔렸는지, 어느 식당에서 식재료를 얼마나 소비했고 뭐가 부족한지 소비자와 생산자가 쉽게 파악하게 할 계획이다.

aT는 국내 수급안정뿐만 아니라 국내서 생산된 농산물의 수출 통로 마련도 돕는다. 특히 미국과 일본, 중국 같은 기존 시장 외에 새로운 시장도 개척하고 있다. 브라질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대표적인 예다. 여 사장은 “브라질은 지구 반대편에 위치해 지리적으로 먼 데도 한류 바람이 세다”면서 “문화적인 간격이 좁혀진 만큼 우리 상품 판매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에 두유, 브라질에 팥빙수 기계, 인도에 김치와 두유를 파는 등 다양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는 청년들의 번득이는 아이디어도 한몫했다. 여 사장은 “aT의 농식품 해외개척단이 큰 역할을 했다”면서 “청년들을 식품업체와 매칭해 실무경험도 쌓고 취업기회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시장개척에도 큰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aT는 최근 급성장하는 직거래시장에 인증제를 도입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aT는 올해 말까지 일단 로컬푸드직매장을 대상으로 인증서를 발급하기 위해 대상 업체를 심사하고 있다. 여 사장은 “직거래 매장이 늘어나면서 매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소비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면서 “일단 사업자 본인이 인증 여부를 신청하게 해 선택권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50주년을 맞은 aT는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 4차 산업혁명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여 사장은 “4차 산업혁명은 농어업의 위기이자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수급관리 전문 공기관으로서 농업 기반을 유지하고 농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at#직거래시장#4차 산업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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