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창립 50주년]핵심 키워드, 식품-유통… 농수산물 ‘제값 받기’ 위해 구슬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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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이름 변천사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다. 처음에는 낙후된 농어촌을 살리기 위한 목적을 갖고 농어촌개발공사로 출범했다. 농수산물 유통이 중요해지자 1986년 농수산물유통공사로 이름을 바꾼다. 그리고 식품산업 육성이 필요해지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 2012년 다시 한 번 이름을 바꿨다. 시대의 요구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를 받아들인 셈이다. 이제 ‘식품’과 ‘유통’은 aT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핵심 사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농산물 유통 개선

유통의 핵심은 ‘제값에 사고파는 것’이다.

aT는 농산물을 제값에 사고팔도록 하기 위해 민간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공익적이고 수익이 나지 않는 다양한 농수산물 유통 개선 사업을 하고 있다.

우선 직거래 등의 새로운 유통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불필요한 유통단계를 줄여 농민은 제 값을 받고 팔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사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특히 로컬푸드 직매장은 지역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할 수 있는 직거래 대표 모델로 자리 잡았다. 2012년 3곳에서 63억 원의 매출을 낸 직매장은 2015년 103곳에서 2095억 원의 매출을 낼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유통에 적용한 농수산물 사이버거래소는 기업 간의 대량 온라인 도매 거래, 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한 공공급식 식재료 공급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유통 경로가 됐다. 사이버거래소의 거래액은 2015년 기준 2조4000억 원에 이른다. 이 밖에도 정례 직거래장터 개설을 지원하고 1인 유통 플랫폼인 ‘스마트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등 새로운 유통 방식의 발굴은 계속되고 있다.

aT의 효율적인 유통 방식 확산에 힘입어 한국의 유통비용률은 미국과 일본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자와 토마토, 사과, 감귤 네 가지 품목의 2009∼2012년 유통비용률을 비교한 결과 미국은 78%, 일본은 54%인 데 비해 한국은 49%로 가장 낮았다.

aT는 산지 규모화와 도매시장 개선과 같은 공익적인 사업을 통해 농산물 유통 선진화에도 힘쓰고 있다. 작은 농가들이 개별적으로 농산물을 판매하면 교섭력이 부족해 제값을 받기가 힘들다. 이에 aT는 공동출하와 통합마케팅으로 산지 규모화 및 조직화를 주도하고 있다. 소비지 유통주체에 대한 농가의 거래교섭력을 강화함으로써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또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통한 원스톱 지원으로 산지경쟁력도 높이고 있다.

과거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공영도매시장이 본래의 취지대로 운영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자 aT가 공영도매시장 유통 실태 조사기관으로 지정돼 1992년 공영도매시장 평가 제도를 도입한 적이 있다. 그때 도매시장법인, 공판장 등의 평가를 진행하면서 시장 종사자의 자발적인 운영 관리 개선 노력의 결과로 공영도매시장 운영 정책이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다. aT는 지금도 도매시장이 제대로 기능하도록 육성 지도함과 동시에 정가·수의매매 활성화로 경매제도의 약점을 보완하고 물류효율화도 추진하고 있다. 공영도매시장은 국내 농산물 유통의 절반(55.1%)을 책임지는 핵심 인프라로 거듭났다.

aT는 이와 함께 화훼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국내 최초의 화훼류 공영도매시장인 화훼공판장을 1991년 양재동에 개장했다. 성장을 거듭해온 화훼공판장의 2015년 거래액은 1094억 원에 이른다. 1985년에 개원한 농수산물유통교육원(현 농식품유통교육원)은 지금까지 14만 명이 넘는 교육생을 배출하면서 선진 유통시대를 주도할 전문 인력 양성의 산실이 됐다.

식품산업 육성 지원



식품산업 육성 또한 aT의 사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정부가 2008년 식품산업진흥법 제정 및 식품 산업 종합 대책을 발표하면서 aT는 식품산업처를 신설하고 코리아 푸드 엑스포(KFE)를 개최하는 등 식품 산업 육성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 식품정보 제공 및 전문가 육성, 중소식품·외식업체 종합 컨설팅, 해외진출 지원업무 등이 주요 업무다.

aT는 농어업과 식품·외식 산업 발전의 선순환을 식품산업 육성의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식품·외식 업계가 국내산 농수산물을 많이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aT는 전국 주요 산지에서 외식업체와 농가의 직거래를 돕고 있으며 국내 식품기업의 국산 농산물 사용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2년 447만 t이었던 국내 식품기업의 국산 농산물 사용이 2015년 491만 t으로 늘어난 데에는 이런 aT의 노력이 숨어있다.

이 밖에도 사이버상에서 식재료 직거래몰을 구축했으며 식재료 직거래 산지페어를 2015년에만 9번 개최했다. 중소식품기업 컨설팅을 통한 가공제품 생산규모 증대로 국산 농산물 수요기반을 견인했으며 외식 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을 통해 국산 식재료의 수요 확대를 불러왔다. 이러한 지원 덕분에 2010년 991곳이었던 해외 진출 외식 기업은 2015년 4656곳으로 4배 이상 늘었다.

::aT의 정체성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이름 변천사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다. 처음에는 낙후된 농어촌을 살리기 위한 목적을 갖고 농어촌개발공사로 출범했다. 농수산물 유통이 중요해지자 1986년 농수산물유통공사로 이름을 바꾼다. 그리고 식품산업 육성이 필요해지자 한국농수산 식품유통공사로 2012년 다시 한 번 이름을 바꿨다. 시대의 요구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를 받아들인 셈이다. 이제 ‘식품’과 ‘유통’은 aT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핵심 사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농산물 유통 개선#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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