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사각지대… 일용직이 세금 더 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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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급여 3000만원 이하 소득세 14만원… 공제 못받아… 상용직보다 1만5000원↑

연간 급여가 3000만 원 이하인 근로자 가운데 일용직 근로자의 세 부담이 상용직 근로자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비·교육비 공제 등 연말정산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일용직 근로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보고서 ‘재정포럼 현안분석: 일용근로자 800만 시대, 과세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연 급여 2000만 원 초과∼3000만 원 이하인 일용직 근로자의 평균 소득세 부담액은 14만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상용직 근로자가 낸 세금은 평균 12만5000원이었다. 일용직 근로자 수는 2015년 기준 800만 명에 달한다.

일용직이 세금 차별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상용직이 받는 인적공제나 의료비·교육비 공제 등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소득공제는 근로자가 지출한 비용을 일부 보전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지속적으로 일하는 상용직은 연 1회 합산해 공제하는 게 가능하지만 일용직처럼 매일 혹은 매주 급여가 지급되면 현행 제도 아래에선 연말정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용직 세금 산출 시 기준이 되는 일급(日給)은 매년 늘고 있지만 소득공제액은 2008년 개정 이후 10년째 변하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1000만 원 이하의 일용직 근로자는 평균 6500원을 원천징수로 납부하지만 상용직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 1000만 원 초과∼2000만 원 이하의 경우에도 일용직은 4만8000원을 원천징수액으로 냈다. 하지만 상용직은 그보다 3만1500원 적은 1만6500원을 소득세로 부담하는 데 그쳤다. 총급여 3000만∼5000만 원에선 상용직이 더 많은 세금을 내고 있지만 2015년 일용직의 세 부담은 상용직의 59%로 2012년(41%)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김재진 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용직에 대한 소득공제나 세액공제의 범위를 확대하고 세율을 인하하거나 상용직과 같이 여러 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항목을 신설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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