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투자-배당 모두 사상 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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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세대교체]신기록 행진하는 삼성전자

사상 최대 실적 신기록을 쓴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규모의 시설투자 및 주주환원정책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31일 3분기(7∼9월)에 매출 62조489억 원, 영업이익 14조5332억 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모두 역대 최대치다. 2분기(4∼6월)와 비교하면 매출은 1.7%, 이익은 3.3%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각각 29.8%와 179.5% 증가했다.

수훈 갑은 슈퍼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도체였다. 반도체 영업이익만 9조9600억 원으로 전체의 68.5%를 차지했다. 제조업에선 유례를 찾기 어려운 영업이익률 50% 벽도 돌파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이 벌어들인 9700억 원을 합치면 부품 사업으로만 10조9300억 원을 벌었다.

반도체 이외 분야는 실적이 다소 정체되는 모습이다. IM(IT&모바일)부문 영업이익은 3조2900억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7700억 원이 줄었다. 갤럭시 노트8와 갤럭시 J시리즈 판매가 잘돼 전체 판매량은 늘었지만 중저가 제품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익이 다소 줄었다. 소비자가전을 담당하는 CE(Consumer Electronics)부문 영업이익은 4400억 원으로 1년 전 7900억 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TV 패널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는 이렇게 벌어들인 돈을 시설투자와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쏟아 붓기로 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에 46조2000억 원을 쓴다고 발표했다. 지난해(25조4900억 원)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으로 사상 최대치다. 기존 최대 규모는 2015년의 25조5200억 원이었다. 사업별로는 올해 전체 기준으로 반도체에 29조5000억 원, 디스플레이에 14조1000억 원을 쓴다.

삼성전자는 이날 2020년까지 3개년 주주환원 정책도 확정해 발표했다. 주주환원 정책의 무게중심이 기존 자사주 매입·소각에서 배당 중심으로 이동한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 측은 “주가가 2015년 초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만큼 배당에 주력하는 게 주주가치 제고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오른 탓에 이전 같은 자사주 매입이 어렵다고 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우선 올해부터 배당규모를 지난해 4조 원 대비 20% 늘린 4조8000억 원으로 확대한다. 내년에는 배당 규모를 올해 대비 다시 100% 확대해 9조6000억 원으로 늘리고 2019년과 2020년에도 2018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해 3년간 배당 규모를 최소 29조 원으로 확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잉여현금흐름의 최소 50%를 환원한다는 방침으로, 실적이 좋다면 50% 이상을 쓰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주주환원 재원이 주는 것을 막기 위해 인수합병 비용을 잉여현금흐름 계산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또 주주환원 정책 주기를 기존 1년에서 3년 단위로 변경해 예측 가능성도 높이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배당을 늘리면 가계소득이 늘어 소비를 진작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주주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어서 그런 효과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주주환원이 늘면서 미래 투자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배당이 너무 급격히 증가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지만 사상 최대 이익이 났을 때 환원하는 것이 좋고 여전히 다른 세계적 기업에 비해서는 배당률이 적은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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