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스크 불구 한국경제 양호” 무디스 ‘Aa2’ 유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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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22개월째 ‘안정적’ 평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현 상태로 유지했다. 북한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하지만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높이 평가한 결과다. 증시도 18일은 다소 주춤했지만 최근 들어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불안감이 곳곳에 남아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 북한 리스크에도 3개 신평사 신용등급 유지

18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에 대한 신용등급을 기존 ‘Aa2’로 유지하고, 전망은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Aa2는 무디스 국가신용등급 중에서 세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한국보다 등급이 높은 국가는 미국과 독일,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뿐이다. 무디스는 2015년 12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Aa2로 상향 조정한 뒤 1년 10개월째 지금의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무디스는 “한국의 강한 경제 회복력과 재정건전성, 투명한 정부제도를 바탕으로 등급 유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에도 현재까지는 한국 경제 및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이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북한 리스크라는 부정적인 요소보다는 한국 경제의 긍정적 측면을 높게 본 것이다. 특히 한국의 설비투자 증가세와 수출 회복세에 주목했다. 무디스는 “문재인 대통령 선출 후 소비심리가 상당히 회복됐고, 하반기 중 확장적 재정으로 소비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일 피치도 한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등급인 ‘AA―’를 유지했다. 피치 역시 “최근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고, 한국 경제는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해 8월 세 번째로 높은 ‘AA’ 등급으로 상향 조정한 뒤 지금까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 아직은 불안한 회복세

국가신용등급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는 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한국에 대한 불안감을 완전히 떨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증시 랠리도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증시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태가 장기화되거나 글로벌 자금 흐름이 조금만 바뀌어도 한국 경제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43억 달러가 순유출돼 6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금은 8월 32억5000만 달러가 빠져나간 뒤 두 달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5년물 기준)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하는 파생상품으로 부도 위험이 크면 그만큼 보험료(프리미엄)가 오른다. 올해 초만 해도 40bp(1bp=0.01%포인트)대에 머물렀던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북한 리스크로 인해 지난달 27일 76bp까지 올랐고 지금도 70bp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채권 금리도 오름세(채권 가격은 하락)다.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7일 연중 최고치인 1.947%까지 올랐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국제금융실장은 “최근 북한의 도발이 강도와 빈도 면에서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금융시장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장기화할 조짐이 있고 외국인의 과민행동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aa2#한국경제#신용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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