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출 많은 연휴 끝… ‘짠테크 저축’ 해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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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박모 씨(33·여)는 최근 출근길에 매일 마시던 모닝커피를 끊었다. 한 잔에 4000원씩, 한 달에 20일만 계산해도 8만 원을 절약하는 셈이다. 낮에 커피를 마실 땐 2000원대 커피숍을 찾는다. 박 씨는 “한 달에 10만 원 넘게 쓰던 택시비도 줄이고, 잘 쓰지 않는 신용카드는 잘라 없앴다”고 말했다.

자투리 돈을 모아 저축을 하는 ‘짠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짠테크는 짠돌이와 재테크를 합성한 신조어다. 최근 ‘욜로(YOLO·you only live once·한 번밖에 못 사는 인생이니 즐기면서 살자)’ ‘홧김비용(스트레스를 받아 홧김에 지출하는 비용)’이라는 말이 유행할 만큼 충동적인 소비행태가 만연해지자 이에 대한 반대의 움직임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김생민의 영수증’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저축은 공기와 같다” “안 사면 100% 할인” 등의 어록들이 유행을 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온라인에서는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노하우가 공유되고 있다. 그중 한 가지 방법이 한 달 생활비를 모두 현금으로 인출한 뒤 1주 단위로 봉투에 나눠 넣어놓고 쓰고, 남은 돈은 저축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돈이 나가는 걸 눈으로 볼 수 있는 데다 한번에 쓸 수 있는 금액도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야식 줄이기, 냉장고에서 남은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냉장고 파먹기’ 등의 팁도 나온다. 소비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해주는 가계부 애플리케이션(앱)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짠테크가 관심을 끌자 금융회사들은 각종 짠테크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40대의 노후 준비를 위해 ‘KB라떼 연금저축펀드’를 내놨다. 라떼연금의 커피 아이콘을 누르면 5000원이 자동으로 연금저축에 적립되는 식이다. 이렇게 매일 커피값 5000원을 절약하면 1년에 182만 원을 모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자투리 금액을 수시로 모아 한 달마다 이자와 함께 돌려받는 ‘한달애(愛) 저금통’ 상품을 내놨다. 하루 최대 3만 원, 월 최대 30만 원까지 넣을 수 있고 금리는 연 4%다. 우리은행은 한 달간 매일 1000원씩 입금액을 늘려 매일 적금을 하는 ‘위비 짠테크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1일에는 1000원, 2일에는 2000원, 10일에는 1만 원을 넣는 식이다.

KEB하나은행은 앱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얼마를 저축할지 묻고 이용자가 답한 금액만큼 적금하는 ‘오늘은 얼마니? 적금’을 내놨다. IBK기업은행의 ‘IBK평생설계 저금통’은 카드 결제를 할 때마다 미리 정해둔 액수(1만 원 미만)만큼 적금이나 펀드 계좌 등으로 이체되는 상품이다.

유용한 웹사이트를 통해 잠자는 돈을 잘 찾는 것도 좋은 짠테크 방법이다.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www.accountinfo.or.kr)에서는 본인 명의의 은행계좌를 한번에 조회할 수 있다. 1년간 입출금 거래가 없고 잔액이 50만 원 이하인 계좌는 해지해 잔액을 이전할 수도 있다.

휴면보험금이나 보험 해약 환급금은 보험개발원 홈페이지(www.kidi.or.kr)에서 조회할 수 있다. 카드 포인트가 얼마나 쌓였는지 알아보려면 여신금융협회의 ‘카드 포인트 통합조회 홈페이지’(cardpoint.or.kr)에 접속하면 된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보안문자만 입력하면 돼 간편하다. ‘통합연금포털’(100lifeplan.fss.or.kr)에서는 현재 가입해 있는 각종 연금의 수령 시점과 연령별 예상 연금액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짠테크#저축#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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