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세탁기로 美산업 심각한 피해” 美ITC 판정에 연간 1조원 수출 타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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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6일 0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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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와 LG전자로부터 수입된 대형 가정용 세탁기로 인해 자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ITC는 이날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겨냥해 제기한 세이프가드 청원을 심사한 결과, 위원 4명의 만장일치로 “수입 세탁기의 판매량 급증으로 인해 국내 산업 생산과 경쟁력이 심각한 피해 혹은 심각한 피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판정했다.

세이프가드는 덤핑과 같은 불공정 무역행위가 아니라도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산업이 피해를 볼 경우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다.

앞서 월풀이 청원한 세이프가드 적용 대상은 삼성과 LG의 대형 가정용 세탁기이다. 대형 가정용 세탁기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월풀(38%), 삼성(16%), LG(13%) 순. 삼성과 LG가 지난해 미국 시장에 수출한 대형 가정용 세탁기 규모는 총 10억 달러(약 1조1400억 원)이다.

삼성과 LG는 한국과 중국, 태국, 베트남, 멕시코에서 세탁기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월풀은 양사가 반덤핑 회피를 위해 중국 등으로 공장을 이전한 것이라며 세이프가드를 요청했다.

ITC의 이날 피해 판정이 곧바로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ITC는 이날 피해 판정에 따라 오는 19일 ‘구제조치(remedy)’ 공청회를 개최하며, 내달 투표를 거쳐 구제조치의 방법과 수준을 결정한다. 구제조치로는 관세 부과 및 인상, 수입량 제한, 저율관세할당(TRQ·일정 물량에 대해서만 낮은 관세를 매기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 등이 포함된다.

ITC는 12월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무역구제를 건의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후 60일 이내에 최종 결정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최종 결론은 내년 초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제프 페티그 월풀 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ITC 투표는 미국 제조업자들과 노동자들에게 중요한 승리”라며 “지난 2013년부터 세번째로, ITC는 삼성과 LG가 미 무역법을 위반해 불법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번 투표는 행정부가 미국 노동자와 제조업자의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만들수 있도록 효과적인 해결책을 마련케 한다”며 “이러한 유형의 시정조치는 미국 제조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이날 성명을 통해 “수입 세탁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미국의 투자와 일자리 증가를 위태롭게 할 뿐만 아니라 가격을 인상시키고 선택지를 줄이는 등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라고 주장했다.

LG전자는 그러면서 미 남동부 테네시 주에 세탁기 제조공장을 세워 600명의 인력을 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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