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경영]인재 확보가 답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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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사람”… 주요 기업들 경기불황에도 채용 늘려
스펙보다 역량 평가… 육아 지원, 직무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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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때일수록 인재 확보만이 살 길이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 기준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을 설문조사했다. 결과는 다소 의외였다. 설문에 응한 209개 기업 중 46곳(22.0%)이 “지난해보다 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응답기업 210곳 중 24곳(11.4%)이 채용을 늘리겠다고 한 것과 비교해 약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재작년 19.6%에 비해서도 소폭 늘었다. 채용을 줄이겠다고 한 기업은 지난해 102곳에서 올해 40곳으로 감소했다.

기업들이 불황에도 채용을 늘리는 이유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올해 채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들 중 43.4%(20곳)는 “경기 상황에 관계없이 미래 인재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채용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 관계자는 “경기 상황이나 실적과는 무관하게 꾸준히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기업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일”이라며 “과거 불황기에 채용을 줄였던 기업이 호황기에 어려움을 겪은 사례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주요 기업들도 미래 경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재 확보와 육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채용 과정과 육아 지원, 교육 등에 걸쳐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은 전 세계 임직원들이 동일한 성장 비전과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계층별, 직무별 맞춤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삼성 코어 프로그램’은 삼성의 가치, 문화, 조직의 전략방향을 이해시키는 과정으로 전 임직원이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가지고 자긍심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삼성 리더십 프로그램’은 차세대 리더 육성을 위한 계층별 리더십 함양 교육이다. ‘삼성 엑스퍼티즈 프로그램’은 임직원들이 자신의 직무에서 최고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연구개발(R&D), 마케팅, 판매, 서비스, 물류, 구매, 제조, 경영지원 등 8대 직무별로 각 전문조직에서 직무교육을 전담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사람’이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우수 인재 확보와 육성을 위한 고민을 매년 이어가고 있다. 신입사원 채용의 경우 기존에 서류 전형 필수요소였던 사진, 부모님 주소 및 인적사항, 봉사, 동아리 활동 내용 등 불필요한 사항을 2013년부터 줄여나가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입사지원서에서 사진, 거주지 주소, 수상·활동내용, 경력·자격증 등 일부 항목을 삭제하거나 축소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새로운 제도인 ‘힌트(H-INT)’를 실시한다. 힌트는 지원자들의 ‘스펙’에 대한 정보 없이 블라인드 방식으로 채용 담당자와 상시 면담을 진행하는 제도다. 지원자의 직무에 대한 관심도와 역량을 중심으로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이 과정을 통해 우수자로 선발된 지원자들은 신입 및 인턴사원 선발 시 일부 전형을 면제받는 등 다양한 채용 혜택이 적용된다.

LG는 지난해부터 신입사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창의적 고객가치를 생각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 중심으로 그룹 신입사원 교육을 개편했다. 전체 교육 시간의 약 40%가 이에 해당한다. 일반적 이론 강의를 최소화하고 육체적 단체 활동도 없앴다. 대표적으로 신입사원들이 혁신 제품의 아이디어 발굴부터 상품화 가능성까지 자유롭게 도출하는 ‘고객가치 혁신 제품·서비스’ 과정을 신설했다.

직원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하고 상품화 단계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2013년 말 부터 시장선도 상품 아이디어를 직원들이 직접 제안하고 사업화에 참여할 수 있는 그룹 차원의 사내 포털 ‘LG-LIFE’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LG-LIFE’에 총 2만여 건의 아이디어가 제안되고 있다. LG전자는 최고기술경영자(CTO) 부문에서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 2개를 사외벤처 형태로 분사해 사업화하기로 했다. LG전자는 2개의 사외벤처로 이동하는 직원들이 3년 내에 언제든 회사로 돌아올 수 있는 제도도 마련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11년부터 임직원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는 온라인 제안채널인 ‘아이디어 뱅크’를 운영 중이다.

롯데는 2013년 국내 기업 중 최초로 구성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차별을 철폐하는 ‘다양성 헌장’을 명문화해 선포했다. 롯데그룹 다양성 헌장은 성별 문화 신체 세대의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롯데는 특히 여성인재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근무 여건을 만드는 데에도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모든 롯데 계열사는 그동안 희망자의 신청에 따라 사용할 수 있었던 육아휴직을 별도의 휴직 신청 없이도 출산휴가가 끝나는 시점에서 자동으로 1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신청 절차를 개선했다. 올해부터는 남성 직원들도 최소 한 달 동안 편하게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하는 ‘남성의무육아휴직제’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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