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中 판매조직 통합… 스마트폰 戰線 재정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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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거점 32개 사무소, 22개로 재편… 베이징 지사에서 직접 관리
“영업 강화해 中사업 반전 나설 것” 일각 “실적 부진따른 조직축소” 해석
애플도 ‘외국산폰 무덤’ 中서 고전… 샤오미에 밀려 시장 4위→ 5위 하락

삼성전자가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 거점 조직을 개편하기로 했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전을 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업 부진에 따른 조직 축소”라는 해석이 나온다.

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중국 내 7개 판매 거점 이하 32개 사무소를 지역거점 구분 없이 22개로 재편해 중국 총괄을 맡고 있는 베이징(北京)지사에서 직접 관리한다. 기존에는 중국 전역을 화베이(華北) 화둥(華東) 화난(華南) 화중(華中) 시난(西南) 시베이(西北) 둥베이(東北) 등 7개의 거점으로 나눠 지사를 두고 각 지사가 자체적으로 영업을 관리해왔다. 삼성전자 측은 “시장과 현지 상황에 따른 더 빠른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판매와 영업을 강화해 부진한 중국 내 사업에 반전을 꾀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시장이 매우 크고 지역별 사업 여건이 다양한 중국에서는 지역별 거점 조직이 효과적이라고 받아들여져 왔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중앙집권형으로 사업을 관리하겠다는 것은 각 지역을 밀착관리한다기보다 지사를 통폐합해 조직을 축소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사업 부진으로 인한 조직 축소와 경영 효율화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2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지속가능 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중국 현지 직원 수는 3만7070명으로 2015년에 비해 17.5%나 줄었다. 삼성전자의 전 세계 법인 중 가장 큰 감소 폭이며, 2014년부터 따지면 1만9422명이나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의 중국 내 사업은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소비자가전의 약세는 오래됐고, 그나마 스마트폰이 힘을 썼지만 2014년부터 급격히 힘을 잃었다. 2011년부터 4년간 중국 시장 1위를 지켰고 최고 점유율 19.7%를 기록한 때도 있었지만 올해 1분기(1∼3월)에는 3.1%로 간신히 10위 안에 드는 정도다. 삼성전자는 최고급 모델인 갤럭시 S8 시리즈를 5월 말 중국에 출시했지만 신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한 달간 약 30만 대가 판매되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유독 중국에서 부진한 것은 중국 브랜드의 부상에 따른 것이다. 사실 삼성전자만의 부진이라기보단 ‘외산폰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중국 시장의 특수성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판매량 1, 2위를 다투는 미국 애플 역시 중국에서는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커낼리스에 따르면 그간 중국 시장에서 4위를 지켜오던 애플이 올해 2분기(4∼6월)에는 샤오미에 밀려 5위에 그쳤다.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3형제’를 비롯한 8개 중국 자체 브랜드의 자국 시장 점유율은 70%를 넘어섰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콧대 높던 애플도 중국 정부와 적극적으로 주파수 맞추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애플은 최근 중국 정부의 규제를 피해 해외 인터넷에 우회 접속할 수 있게 해주는 ‘가상사설망(VPN)’ 애플리케이션을 중국 앱 스토어에서 삭제하는가 하면 중국 정부 요구에 따라 중국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중국인의 특성상 외국 브랜드로서 단기간에 크게 점유율이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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