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도 위스키로 젊은층 끌어들었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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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블루 김동욱 대표 인터뷰

위스키 ‘골든블루’를 판매하던 수석밀레니엄은 2011년 10월 새 주인을 만났다. 부산에서 자동차부품업체를 운영한 박용수 골든블루 회장과 그의 사위인 김동욱 대표(사진)가 새로 경영을 맡았다. 그해 11월에는 사명도 ‘골든블루’로 바뀌었다.

당시만 해도 쟁쟁한 수입 브랜드들이 거머쥔 위스키 시장에서 토종인 골든블루의 선전을 예상한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11년 45명이던 골든블루의 임직원은 현재 180명. 6년 만에 4배로 늘었다. 이달 10∼16일 신입 및 경력사원 입사 지원도 받았다. 해마다 쪼그라드는 위스키 시장에서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며 2위 브랜드 자리를 견고히 하는 비결은 뭘까.

12일 서울 강남구 골든블루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김 대표는 “시장 규모 변화에 따른 수동적 전략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골든블루가 지난해 5월 내놓은 35도의 저(低)도 위스키 ‘팬텀’은 이런 전략을 대표하는 제품이다. 팬텀은 출시 첫 한 달간 300상자(1상자는 9L) 팔렸지만 올해 5월과 6월에는 각각 2000상자, 지난달엔 2500상자가 팔려나갔다. 36.5도짜리 위스키 골든블루가 이 회사의 상징적 제품이라면 이보다 더 알코올 도수를 낮춰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위스키는 아주 질이 좋은 술이지만 신세대들에게는 ‘아저씨들이 지하의 어두운 고급 술집에서 비싼 돈을 내고 먹는 술’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이런 편견을 깨는 게 우리에겐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국내 위스키 시장은 2011년 1조2000억 원 수준에서 지난해 8000억 원 정도로 축소됐다. 2000년대 초반 가장 활황이었을 때와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20, 30대 계층을 시장에 끌어들이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골든블루는 해외 수출용의 경우 스코틀랜드에서 공급받은 원액을 부산에서 병에 담아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내보낸다. 국내 판매용은 오히려 스코틀랜드산 원액을 호주에서 완제품화한 뒤 들여온다. 국내 주세 체계를 감안하면 완제품 수입이 훨씬 싸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골든블루를 인수할 때는 고용 창출의 목적도 있었는데 이런 규제 때문에 계획대로 하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골든블루의 비전은 ‘우리 술의 세계화 및 세계 유명 주류의 현지화’다. 김 대표는 “팬텀을 기반으로 위스키를 마시는 다양한 방법을 개발해 위스키 대중화를 이뤄 나갈 계획이다. 추후에는 한국에 증류, 숙성, 병입하는 코리안 위스키 출시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팬텀#위스키#골든블루#김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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