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 넘어 수탁개발로 사업 확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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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산업은 세계적으로 올해가 성장궤도로 진입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사업 범위를 확장하려고 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60·사진)은 20일(현지 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바이오의약품 수탁개발(CDO) 분야로의 사업 확장 계획을 밝혔다. 벌써 여러 업체와 수주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2017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 참가하기 위해 샌디에이고를 방문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및 자회사를 통한 바이오복제약 개발을 하는 회사다. CMO는 제약사가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의뢰하면 이를 제조·납품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CDO는 연구개발(R&D) 단계에서부터 고객사의 바이오 의약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세포주(細胞株·세포 배양을 통해 계속 분열하고 증식해 대를 이을 수 있는 배양 세포) 개발 등 공정 설계를 포함한다. 김 사장은 “여전히 CMO를 우선하겠지만 수탁개발과 같은 서비스도 강화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지난해부터 관련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CDO는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쟁사들엔 일반적인 사업이다. 스위스 론자,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은 CMO와 CDO를 합친 사업을 운영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CMO 사업에 뛰어든 후 경쟁사를 빠르게 따라잡았다. 현재 생산능력은 론자(26만 L), 베링거인겔하임(24만 L)에 이어 18만 L 수준이지만 올 연말 18만 L의 3공장이 완공되면 36만 L 규모의 세계 최대 생산시설을 갖게 된다. 김 사장은 “CDO 사업 확장으로 경쟁사들이 위기감을 느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를 통해 2020년 매출 1조 원을 거둬 사업 기반을 확고히 구축할 계획이다.

다만 신약 개발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 사장은 “성공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한다는 게 원칙이다. 신약 개발에 대해선 아직 경쟁력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선 “향후 10년까지는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CMO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 사장은 “삼성이 1만5000L 용량의 세포 배양기를 보유한 반면 중국 업체의 설비는 1000∼2000L 수준이라 격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앞으로 알츠하이머병 항체 의약품 개발이 미래 가치가 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그는 “전시장을 둘러보니 알츠하이머병을 극복하기 위한 개발이 예년보다 많아진 걸 느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나오면 향후 바이오산업 규모가 한 단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샌디에이고=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삼성바이오로직스#의약품#바이오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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