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다이아몬드’ 사로잡은 한국 제품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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阿 소비재 시장 매년 10%이상 성장
면도기-화장품-주방용품-가전 등 작년 수출 10~30%씩 일제히 증가
KOTRA “中企 PB상품 개발 필요”

남아공서 열린 수출상품전 아프리카에서 한국 소비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KOTRA 주최 ‘케이프타운 소비재 수출대전’에서 현지 바이어들이 한국 미용업체 관계자들과
 비즈니스 상담을 하고 있다. KOTRA 제공
남아공서 열린 수출상품전 아프리카에서 한국 소비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KOTRA 주최 ‘케이프타운 소비재 수출대전’에서 현지 바이어들이 한국 미용업체 관계자들과 비즈니스 상담을 하고 있다. KOTRA 제공
중견기업 도루코는 지난해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면도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에 올랐다. 글로벌 브랜드와 견주어 성능은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20∼30% 저렴한 점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면도기는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쓰는 필수 소비재인 데다 아프리카 일부 지역은 이발을 할 때도 면도기를 쓸 정도로 수요가 많다. 최근 도루코는 남아공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주변국인 콩고민주공화국과 앙골라까지 진출했다.

가발 제조업체 린다는 1992년 나이지리아 남부 경제도시인 라고스에 생산 공장을 세워 시장을 공략했다. 공장 규모가 커지면서 현지에서 6000명이나 채용했다. 현지 생산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뒤 최신 유행을 발 빠르게 반영한 린다의 패션 가발은 아프리카 젊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KOTRA가 20일 발표한 ‘아프리카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소비시장에서 ‘블랙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2억3000만 명의 신흥 중산층들이 새로운 소비문화를 이끌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아프리카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도 이들 젊은 중산층 사이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다.

지난해 아프리카 소비재 시장 규모는 3505억 달러 수준. 올해 들어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해마다 10% 이상씩 성장해 2021년이면 시장 규모가 5259억 달러 수준까지 늘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0년 안에 아프리카 인구가 중국과 인도를 앞지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아프리카 시장에서 주목할 점은 최근 들어 쇼핑몰이나 온라인을 통해 물건을 사는 쪽으로 구매 행태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업체의 알로에 주스와 한국산 주방용품 등도 쇼핑몰에 속속 입점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한국이 아프리카 시장에 수출한 소비재 중에서 화장품, 신발, TV, 냉장고 등은 10∼30%씩 수출이 일제히 증가했다. 브랜드와 상품의 질이 중요한 품목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KOTRA는 이번 보고서에서 아프리카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들에 유통사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프리카에서 PB 상품은 단순히 기존 브랜드를 대체하는 저렴한 제품이 아니라 신뢰도 높은 유통사가 만드는 좋은 제품이라는 인식이 있다는 분석이다. 화장품을 수출할 때 ‘화이트닝’ 대신에 ‘브라이트닝’이라고 해야 하는 등 인종차별적인 단어를 걸러내는 것도 중요하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아프리카 시장이 유망하기는 하지만 국가별로 시장 기호가 천차만별이라 소득 수준과 기업 환경, 제도적 수준에 따라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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