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재벌개혁에 한국기업 약화 우려” “삼성 리더십 공백, 정치적으로도 해로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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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문가-외신 분석 잇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재벌 개혁’ 드라이브가 한국 경제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미국 전문가들과 외신 분석이 잇따르고 있어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지한파 인사’로 통하는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는 16일(현지 시간) 뉴욕 데일리 뉴스 기고를 통해 “문 대통령은 부패에 대한 공격적인 정책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면서 “국가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는 기업 손보기의 효과를 신중하게 계산함으로써 균형 잡힌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한국 특유의 재벌 구조가 제조 혁신과 삶의 질 향상을 이끌어 왔다고 봤다. 그는 “기업 임원을 희생양 삼아 투옥하고 성공적인 기업을 해체하는 것은 이사회에 혼란만 야기하고 한국 경제의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뿐만 아니라 LG, SK 등 대기업에 대한 문 대통령의 강경 노선이 해외 경쟁자들에게만 기회를 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효과를 보는 애플과 시장점유율 증대를 노리는 중국 업체들의 도약이 삼성 같은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을 지낸 톰 리지 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도 13일 워싱턴타임스 기고문에서 “국가 안보와 경제 상황은 불가결한 관계”라며 한국의 경제위기가 불러올 파장을 경고했다. 리지 전 주지사는 구속 재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직접 거론하며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과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삼성의 리더십 공백은 심각하고 정치적으로도 해롭다”고 진단했다. 스마트폰 돌풍을 일으켰던 블랙베리 제조사의 매출이 2013년 9월부터 2016년 3월까지 2년 반 만에 73%나 감소한 예를 들며 “문 대통령은 시장 판도가 눈 깜짝할 사이에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경제지 인베스터스비즈니스데일리(IBD)도 지난달 31일 “(문재인 정부의) 자유주의 경제 개혁과 성공적인 사업의 분열은 한국 기업을 약화시키고 글로벌 경쟁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너무 공격적이고 빠른 재벌 개혁이 한국 기업에는 타격을 주고 외국 경쟁 기업들에는 새로운 기회를 주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재벌개혁#외신#삼성#인베스터스비즈니스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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