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4社시총 30%이상 늘듯”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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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 독립법인 10일 재상장

《 독립법인 4개로 분사(分社)한 현대중공업이 처음으로 시장 평가대에 오른다. 재상장을 앞두고 증권가에서는 현대중공업을 모태로 한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30%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8일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 현대중공업의 비(非)조선 사업부문을 떼어내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현대로보틱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와 존속법인인 현대중공업 등 4개 사가 1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2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사를 확정했고, 회사 분할 일정에 따라 3월 30일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산업용 로봇·투자 부문 사업을 맡은 현대로보틱스는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은 유가증권시장에 제출한 분사 관련 투자설명서에서 현대로보틱스를 지주사로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


재상장을 앞두고 나온 시장 전망은 일단 낙관적이다. 거래정지일(3월 30일) 기준 현대중공업의 시가총액은 12조5400억 원. 8일 유진투자증권은 이번 재상장으로 4개 사의 합산 시가총액이 기존보다 31.7% 증가한 16조5200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현대중공업 순으로 상승 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8일 현대중공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하며 목표 주가를 2월 발표한 20만 원에서 23만 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재상장 이후 현대중공업그룹은 지주사 체제로 탈바꿈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요건에 부합하기 위한 지분구조 정리 등의 작업들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삼호중공업을 현대미포조선이나 현대중공업에 합병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또 현대로보틱스가 유상증자를 하고 인적 분할을 거치면 현재 10.15%의 현대중공업 지분을 갖고 있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현대로보틱스 지분을 40%대까지 늘리면서 안정적인 지배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 불황으로 2015년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수주 실적은 올해 들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는 1월부터 지난달까지 23억 달러 규모의 수주 계약을 따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분사를 ‘제2의 창업’으로 선포하며 지난해 14조9000억 원인 매출을 2021년 20조 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7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왼쪽)와 알리 알하르비 바흐리사 최고경영자(오른쪽)가 스마트십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7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왼쪽)와 알리 알하르비 바흐리사 최고경영자(오른쪽)가 스마트십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작업과 동시에 시장에서 선두를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7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바흐리사와 스마트십 사업 협력관계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부문장), 안광헌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사우디 국영 해운사인 바흐리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37척의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보유하고 있다. 스마트십은 정보통신기술(ICT)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운항 상태를 유지하는 선박운항 관리체제로 조선·해운업에서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기술로 꼽힌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현대중공업#재상장#독립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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