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회복세에도 현장 기업 전망은 ‘부정적’…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일 16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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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출액이 전년보다 늘고 있지만 수출의 중추 역할을 하는 중견기업들은 기대만큼 수출이 회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 등 대외 불안 요소가 전망을 어둡게 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중견기업 166곳을 대상으로 올해 수출 전망을 물은 결과 3곳 중 1곳이 지난해보다 수출액이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2일 밝혔다. 응답 기업 중 30.1%(감소 27.7%, 매우 감소 2.4%)가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23.5%(증가 22.3%, 매우 증가 1.2%)였다. 올해 수출액이 작년과 동일할 것이란 응답은 46.4%였다.

중견기업들의 이러한 전망은 올해 수출이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평가와는 대비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9% 증가했다. 산업부는 4월 수출액도 전년 동기보다 20% 안팎으로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올해 수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9%에서 6~7%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수출 회복을 저해하는 요소로는 미·중간 통상 분쟁과 중국의 사드 보복 등이 꼽혔다. 미·중 통상 분쟁이 중견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절반 가까운 47.6%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특히 미국에 진출한 중견 기업 54.3%, 중국 진출 중견 기업 61.6%가 부정적으로 봤다. 사드 배치 이후의 중국 경제 제재에 대해서는 중국 진출 중견 기업의 49.1%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평균 피해 예상 금액은 87억6000만 원이었다.

기업들 사이에서는 주요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기업 규제와 복지 지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수출 환경 개선을 위한 통상 전략은 누락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규태 중견련 전무는 “차기 정부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중견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적극적인 통상 교섭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해외 판로 확보 및 신규 시장 개척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우신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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