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스러운 화장품 시장, 군침 흘리는 유통업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1일 05시 45분


유통업계가 뷰티 플랫폼 및 독립 브랜드를 통해 뷰티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고, 유통채널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AK플라자 ‘태그온뷰티’ 조감도(왼쪽)과 CJ오쇼핑 ‘셉’ 립스틱X. 사진제공 l AK플라자·CJ오쇼핑
유통업계가 뷰티 플랫폼 및 독립 브랜드를 통해 뷰티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고, 유통채널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AK플라자 ‘태그온뷰티’ 조감도(왼쪽)과 CJ오쇼핑 ‘셉’ 립스틱X. 사진제공 l AK플라자·CJ오쇼핑
AK플라자·신세계 뷰티 편집숍 강화
CJ오쇼핑 화장품 독립브랜드 운영

불황·저성장에도 K-뷰티 등 성장 지속
진입장벽 낮고 유통채널 시너지 기대

‘화장품, 탐나는도다.’

유통업계가 화장품과 사랑에 빠졌다. 뷰티 플랫폼 및 독립 브랜드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강화하고 있는 것.

AK플라자가 대표적으로, 최근 분당점에 뷰티 라이프 플랫폼 ‘태그온뷰티’를 전격 오픈했다. 특화된 뷰티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신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그 기반이 될 뷰티 라이프 플랫폼을 기획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 그룹 계열사인 애경산업의 화장품 기술력과 AK플라자의 유통 노하우를 접목한 것이 핵심이다. ‘포인트’·‘루나’·‘에이지투웨니스’ 등 탄탄한 브랜드를 보유한 애경산업과 협업을 통해 기존 드럭스토어 및 여타 화장품 편집매장과 차별화를 선보일 방침이다.

탈 백화점 브랜드로 매장을 채운 게 관전포인트다. 온라인에서 입소문으로 제품력을 인정받으면 브랜드에 연연하지 않는 젊은 여성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했다. 일본 여행 시 필수 쇼핑아이템으로 꼽히는 ‘세잔느’ 풀 라인업을 론칭하는 게 그 예다. 또 온라인에서 인기몰이 중인 ‘스케덤’·‘에이컨셉’·‘헬로에브리바디’도 오프라인 최초로 소개한다. 허정대 AK플라자 뷰티사업팀장은 “향후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확대해 글로벌 진출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까지 AK플라자 수원AK타운점과 평택점에 추가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했다.

백화점의 뷰티 편집숍 오픈은 이미 신세계가 실행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대구 신세계에 ‘시코르’ 1호점을 오픈한 것. 럭셔리 브랜드 색조 화장품부터 온라인에서 유명한 스킨·로션까지 한 곳에서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화장품 원스톱 쇼핑 공간을 구성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달 신세계 강남점 지하 파미에스트리트에 2호점을 낸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향후 더 큰 그림이 예상된다. 이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해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업체인 인터코스그룹과 맞손을 잡고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한 데 이어, 최근 경기도 오산시에 제조공장을 완공해 화장품 제조를 시작했다. 화장품 제조부터 유통까지 아우르는 거대 뷰티 업체로서의 행보를 가동한 것이다.

화장품 독립브랜드 출시도 눈에 띈다. CJ오쇼핑이 그 주인공으로, 기존 자체브랜드(PB)였던 화장품 브랜드 ‘셉(SEP)’을 독립브랜드로 키운다. ‘셉’은 2008년 론칭 이후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CJ오쇼핑의 대표 뷰티 브랜드로, ‘시크함’과 ‘지속가능성’을 지향한다. 지난해 9월 미래성장본부를 신설하고 독립 브랜드 운영을 위한 BM(브랜드매니저) 조직을 마련해 본격적인 사업 준비를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 현재 자체 브랜드 홈페이지와 CJ몰 외에 11번가·H몰·미미박스, 오프라인 매장 올리브영을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향후 면세점 등으로 판매망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CJ오쇼핑 측은 “셉은 차별화 된 성분을 내세우는 공격적인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주력할 것”이라며 “개성있고 당당한 성향이 특징인 2534 세대를 타깃으로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화장품 사업에 가세하는 이유는 유통사업이 불황과 저성장으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K-뷰티를 위시한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고, 유통채널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 뷰티 산업의 낮은 진입 장벽 또한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경쟁 격화에 따라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선 유통기업들이 신성장동력 차원에서 뷰티업계를 눈여겨보고 있다”며 “유통과 뷰티는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공통점이 있어 유통업계가 진출하기 용이하고, 소프트웨어로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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