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 “동남아 농지개발로 ‘농업한류’ 수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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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정승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21일 동아일보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농촌 경쟁력 강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정승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21일 동아일보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농촌 경쟁력 강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인도네시아엔 새만금 간척지 조성 기술을 수출합니다. 미얀마엔 국내 전체 농지 1.3배 규모의 농지 조성 설계 작업도 추진 중입니다.”

정승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21일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의 농업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와 있다”며 이같이 소개했다. 그는 “일본이 아프리카에 적극적으로 원조하는 것처럼 한국도 정부 차원에서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해외에 농업 기술을 수출한 지 50년이 되는 농어촌공사가 그 첨병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들렸다.

인도네시아 수도권해안종합개발사업은 수도인 자카르타 북부의 홍수 예방과 연안 개발을 위해 길이 23.5km의 방조제와 배수장을 설치하고 12.5km²의 부지를 매립해 신도시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새만금 간척과 영산강농업종합개발 등을 통해 쌓아온 농업 기간 시설물 건설 노하우를 전수한다.

이는 인구 약 6억 명에 이르는 동남아시아에 ‘농업 한류’를 뿌리내리는 과정이다. 약 20조 원 규모의 본사업에 국내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진출 토대를 마련했다는 의미도 있다.

동남아 ‘농업 한류’의 핵심은 ‘물 관리’ 노하우 전수다. 미얀마 농업개발 지원사업은 총 사업비 1억 달러(약 1140억 원) 규모로 농어촌공사는 농업용 댐과 수로 개·보수 설계를 맡는다. 태국에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수위와 수질, 강우량을 자동 측정하는 수자원 원격 관측 시스템을 도입한다. 농어촌공사는 최근 이 사업을 태국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농업용수 관리는 국내에서도 농어촌공사가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다. 정 사장은 “농업은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산업”이라며 “가뭄과 홍수에 대비해 저수지의 물그릇을 키우는 등 기후변화 종합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는 올해 노후 수리시설 개·보수 등에 약 54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농촌관광 활성화도 농어촌공사의 역점 사업이다. 이를 위해 지역 특색에 맞는 관광자원을 발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정 사장은 “독일의 바트 키싱엔은 온천을 활용한 요양시설을 조성해 한 해 150만 명이 방문하는 인기 실버타운이 됐다”며 “우리 농어촌의 전통문화와 경관을 지역 고유의 콘텐츠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가 올해 농어촌개발기획처를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정 사장은 관광산업이 활성화된 지역자치단체의 성공 비결도 꼼꼼히 살피고 있다. 그는 “대다수 지역 축제는 주민들이 배제되는 경우가 많은데 산천어축제로 유명한 강원 화천군은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상품권을 개발하고, 주차장 시설을 개선하는 등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성공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귀농과 창농(創農) 열기를 꾸준히 이어가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삶의 터전과 직업을 바꾸려는 사람들에게 농어촌이 도시 못지않은 생활여건을 제공해야 한다는 게 정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전남 화순군 능주면의 농어촌 뉴타운은 교통과 의료, 교육 시설이 갖춰지자 입주 대기자가 생길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정부가 낙후된 농어촌을 적극 리모델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어촌 고령화로 생겨난 ‘빈집’ 문제를 해결할 방안도 소개했다. 그는 “빈집을 주차장이나 체력단련장 등 주민 편의시설로 개발하거나 펜션, 별장 등으로 활용하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농어촌공사#정승#농업한류#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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