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서울모터쇼]K7 자율주행차 타보니…

  • 동아경제
  • 입력 2017년 4월 3일 14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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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서울모터쇼에서 국내 자율주행차 기술이 베일을 벗었다.

서울대학교 차량 동역학 및 제어연구실은 자율주행차 시승행사를 통해 이와 관련된 최신 기술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했다. 취재진도 이날 시승행사에 참가해 잠시나마 자율주행을 경험해봤다. 시승에는 안전을 위해 서울대 연구원이 동행했다. 시승은 킨텍스 제2전시장 인근 약 4㎞ 도로를 시속 45㎞ 내에서 15분간 주행하는 코스로 잡았다. 비가 부슬부슬 내렸지만 레이더와 라이다(LiDAR·레이저스캐너) 센서는 문제 없이 작동했다.

자율주행차에 타고 전시장을 나선 후 ‘크루즈컨트롤’ 버튼을 누르고 운전대와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자 자율주행모드로 바뀌었다. 자율주행 중 응급상황에서 액셀러레이터를 밟거나 핸들을 잡으면 바로 수동모드로 전환된다. '크루즈' 버튼 아래에 있는 '캔슬' 버튼을 눌러도 수동으로 변환할 수 있었다.

서울대 연구팀은 현대기아차로부터 구입한 ‘K7’ 차량에 자율주행 알고리즘 구동용 PC를 설치했다. 또 주변 차량을 인지하는 레이더센서 3개, 장애물을 인지하는 라이다센서 1개, 차선을 인지하는 전방 카메라, GPS(위성항법장치) 등을 달아 자율주행차로 개조했다.

외관상으로는 GPS 수신기가 달려 있는 것 말고는 일반 K7차량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공대 연구팀은 레이더 센서를 K7 차량에 설치하고 차체 강판을 투과율이 좋은 것으로 사용해 센서가 정상 작동되도록 했다.



이 자율주행차는 스스로 신호등을 감지해 가거나 서지는 않았다. 테슬라의 '오토 파일럿'(자율주행 보조기능)이 신호등을 카메라로 인식해 운행하는 것과 달리 서울대는 실시간으로 변하는 신호등 데이터를 무선으로 전송받아 차량이 자율적으로 주행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경찰청의 신호등 데이터 체계가 완비되지 않아 운전자가 개입해 방향지시등을 켜줘야 한다는 게 서울대 연구팀 측의 설명이다.

대형버스와 트럭이 갓길에 주차된 좁은 도로에 들어서자 차량의 속도가 20㎞ 아래로 크게 줄었다. 자율주행 프로그램에 큰 차량과 충돌을 조심하도록 설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큰 차를 지나치자 이내 원래 속도를 되찾았다.

자율주행차의 운전은 다소 산만한 느낌이었다. 차선 간격을 중앙으로 맞추기 위해 운전대가 미세하게 자주 움직였다. 차량이 프로그램상 양차선 중앙을 유지하도록 설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번 시승은 끼어드는 차량, 교차로 신호 등 변수가 많은 실제 교통상황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운전자의 손이 많이 가는데다 사람이 운전하는 것과 같은 수준은 갈 길이 멀어 보였다.



고양=동아닷컴 이은정 기자 e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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