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중소·창업 기업 지원 강화 핀테크 등 디지털 금융 선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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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김도진 행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했다. 김 행장은 취임사에서 “오늘날 금융환경은 풍전등화(風前燈火)와 같다”고 진단했다. 실제 국내외의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김 행장은 “국내 은행권은 이런 상황에서 ‘이익의 함정’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대출 등 자산을 확대할수록 이익도 늘어났지만 이제는 비용만 증가할 뿐 이렇다 할 성과를 얻기 어렵다는 얘기다. 은행이 그동안 추구해온 ‘성공 방정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한편으로는 비대면 거래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은 모든 경계를 무너뜨리고 기존 영역을 파괴하고 있다. 사실상 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는 게 김 행장의 진단이다.

김도진 행장
김도진 행장
 이에 따라 김 행장은 “기업은행의 생존과 발전을 담보하는 길은 변화와 혁신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위기는 이전과 달리 더욱 길게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호흡을 길게 갖고 면밀히 대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행장은 임기 중 달성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중소기업금융 강화’를 제시했다. 창업 및 성장 초기 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성장 단계별로 맞춤형 금융 지원을 통해 성장 사다리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김 행장의 생각이다.

 김 행장은 “핀테크 등 디지털 금융을 선도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양적 성장 중심의 업무 방식과 이자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바꾸는 등 체질을 개선하려면 핀테크,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새로운 금융시장 개척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 다각화로 비(非)이자 및 비은행 부문이 각각 전체 이익의 20%를 차지하는 ‘20-20’을 달성하는 것도 기업은행의 목표다. 외환, 신탁 등 사업 다각화로 비이자 수익을 대폭 늘리는 한편 총량보다 수익성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도 올해의 중점 과제다. 복합 점포를 늘려 비은행 부문이 은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늘릴 계획이다.

 김 행장은 자회사와의 시너지 강화와 일하는 문화 혁신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자회사와의 시너지 강화는 기업은행의 균형성장을 위해 꼭 달성해야 할 목표다. 고객의 다양한 금융 수요를 충족시키려면 은행업 외에도 증권, 자산운용 부문의 성장이 함께 따라와야 하기 때문이다.

 김 행장은 “모든 사업그룹이 자회사 또는 다른 부서 등과의 시너지 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너지 유공 직원에 대한 포상을 늘리고 우수 사례나 아이디어 공모전을 여는 등 기업은행 조직 전체가 시너지에 중점을 두고 업무를 추진하는 문화를 조성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확대도 기업은행이 당면한 과제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말 현재 11개 국가에 27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자산은 전체의 3.0%, 이익은 7.1% 수준이다.

 2025년까지 20개국 165개 네트워크로 늘리는 게 기업은행의 중장기 목표다. 이를 통해 은행 전체 이익의 20%를 해외에서 내겠다는 것이다.

 올해는 우선 캄보디아, 베트남 등 성장잠재력이 높은 동남아지역 진출을 추진한다. 또, 점포별 특성을 반영한 신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선진국 수준의 내부통제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김 행장은 인재 등용에도 변화를 줄 생각이다. 그는 “능력과 열정만으로 인재를 등용해 형식보다 실질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과 ‘고객’도 김 행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상이다. 그는 올해 첫 영업일에도 시무식 대신 그가 첫 지점장을 맡았던 인천 원당지점을 찾았다. 김 행장은 직원들에게 “언제나 고객 중심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어떠한 어려움에도 편법이 아닌 정도를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ibk#기업은행#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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