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자]“이대로 멈출 순 없다”… 재계, 미래로 힘찬 재도약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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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등 악몽 딛고
글로벌 시장 공략-미래 준비
4차 산업혁명 본격 전개 대비
신성장동력에 아낌없는 투자

 병신년은 한국 기업들에 유독 힘든 한 해였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왔다. 국내에서는 ‘최순실 게이트’에 주요 그룹들까지 연루되면서 인사부터 투자까지 모든 것이 멈춰버렸다. 새로운 정유년을 맞아 재계에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올 한 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4차 산업 기술 등을 비롯한 새로운 신성장동력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를 할 계획이다. 동시에 ‘가장 잘 하는 것’은 그대로 살려 나감으로써 미래와 현재를 동시에 잡겠다는 포부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 한 해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등 자동차업계 신기술 개발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이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및 핵심 미래 기술 내재화와 상품 경쟁력의 획기적 강화를 통해 미래를 철저히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시장별 특화 차종 개발을 확대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한편 이를 통해 올해 총 글로벌 825만 대를 생산, 판매한다는 목표다.

 LG그룹은 프리미엄 가전, 올레드(OLED), 고부가 기초소재 등 주력사업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수익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LG가 역량이 있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자동차 부품, 에너지솔루션 등과 같은 신성장 사업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본격적인 성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화학 △유통 △관광 등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미래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롯데는 앞서 지난해 12월 21일 한국 IBM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IBM의 클라우드 기반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Watson)’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했다. 향후 그룹 전체를 통합하는 IT서비스를 구축해 5년 이내에 전 사업 분야에 걸쳐 도입한다는 목표다.

 올해 창사 49주년을 맞은 포스코는 세계 최고의 철강 수익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사업 구조조정을 완성해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는 한 해로 만들기로 했다. 권오준 회장은 △경쟁사와의 수익력 격차 확대 △그룹 사업구조조정 지속 △미래 성장엔진 준비 △유연하고 창의적인 기업문화 정착 등을 강조했다. 포스코는 올해 고유 기술에 기반을 둔 철강사업 고도화로 경쟁사와의 수익력 격차를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GS그룹 역시 지속성장을 위한 미래 먹거리 발굴 사업과 동시에 수익성 확보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수익성 확보와 더불어 10년, 20년을 내다보는 미래 먹거리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도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미래 기술, 산업 트렌드, 경영환경 변화 등을 면밀히 분석해 GS가 나아갈 방향을 적기에 조정해 나가자는 당부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전 계열사가 실적 턴어라운드를 달성하며 2014년부터 이어온 그룹 재무구조 작업의 성과를 거뒀다. 이 결실을 토대로 올해 성장의 재시동을 걸겠다는 목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사업의 근원적 경쟁력 확보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신규 사업 및 시장을 선도적으로 개척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KT는 점점 커지고 있는 국내 기가 인터넷 시장에 발맞춰 또 한 번의 ‘퀀텀 점프’를 노리고 있다. 2014년 10월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인 기가 인터넷은 출시 23개월 만에 약 400만 명 규모로 성장했다. KT의 기가 인터넷 가입자는 2015년 12월 100만 명, 2016년 9월 2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1월 기준 250만 명을 넘어섰다.

 CJ그룹은 식품 등 기존 사업의 첨단화·미래화 전략과 더불어 문화콘텐츠와 바이오 등 미개척 분야를 일구는 신산업화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국내 기반을 다지는 한편 이를 토대로 본격적인 글로벌 도약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최근 조현준 회장 취임으로 3세 경영 시대를 열게 된 효성은 올 한 해 변화와 혁신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에도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시트벨트용 원사, 에어백용 원단 등 글로벌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핵심 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폴리케톤, 탄소섬유 등 핵심 신성장동력 사업을 집중 육성해 사업 포트폴리오 안정화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또한 노틸러스효성, 효성ITX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IT기술을 접목시켜 핀테크 등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다양한 라입업을 바탕으로 수입차 딜러 사업도 확대해 기존 자동차 소재 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경영방침을 ‘처음처럼(Back To Basics)’으로 정했다. 올해 중점적인 추진 전략으로 △글로벌 확산 △디지털 역량 제고 △리테일 고도화 △브랜드 특이성(Singularity) 강화 △고단수(高段數) 경영 혁신 △품질 혁신과 지속 성장 고도화 등을 정했다. 특히 데이터에 기반한 고객 관점 중심의 소통 및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재계#기업#최순실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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